여성가족부가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넣는 방안은 과거 보수정권에서 두 차례 추진했던 것이어서 여가부의 속내가 주목된다. 

 
여가부는 10일 "올해를 ‘청소년정책 전환의 해’로 삼고 다양한 청소년정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10일 밝혔다. 최근 위기청소년 증가, 피선거권 연령 하향조정 등 청소년의 사회참여 기반이 강화되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는 등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여가부는 일단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부터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여성청소년가족부'그간 청소년이 여성·가족과 함께 여가부 정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부처 명칭에 포함되지 않아 관련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다만 작년부터 여가부 존폐 여부가 논란이 됐고 대선을 앞둔 지금 시점에 부서 명칭 변경을 거론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1년 출범한 여성부는 2005년 여성가족부가 됐다가 2008년 다시 여성부가 됐고, 2010년 다시 여성가족부로 명칭을 바꿨다.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넣기로 추진하는 것은 2012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12년 11월 여성가족부(장관 김금래)는 명칭을 '여성청소년가족부'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했다. 2015년 1월 여성가족부(장관 김희정)는 '양성평등가족부'로 바꾸는 안을 추진했다. 모성 뿐 아니라 부성에 대한 보호에도 노력하고, 추가적인 청소년 관련 안건도 추진하겠는 목표였다.

다만 보수정권이 추진했던 명칭 변경 방안은 진보계열이 장악하고 있던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정권에서 여성부(초대 장관 한명숙)를 창설한 것을 최대의 치적으로 삼았던 여성단체들이 여성계의 역할과 비중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여성가족부가 명칭 변경 방안을 낸 것은 작년부터 여성가족부 존치 여부가 논란이 된 데다 대선을 앞두고 야당에서 폐지 공약까지 나오면서 여가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신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조직법 제 41조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의 기획 및 종합,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청소년 및 가족(다문화가족과 건강가정사업을 위한 아동업무 포함)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