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북송사업 62주년을 맞아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UN Working Group on Enforced or Involuntary Disappearances·WGEID)이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북한 정부에 ▲현재까지 실종된 북송자들의 생사 및 행방 공개 ▲실질적 수사 시작 및 가해자 책임 규명 ▲이산가족 교류 창구 재정립 등을 촉구했다. 

WGEID가 입장을 밝히자 이날 북한인권시민연합(이하 시민연합)은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시민연합은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UN 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보고서가 북한에 북송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후 이뤄진 유엔 최초의 책임 규명 요청”이라고 했다.

시민연합은 “북한은 재일교포들에게 북한을 경제적 풍요와 기회가 약속된 차별 없는 땅, ‘지상낙원’으로 선전하며 ‘귀국’을 종용하는 북송사업을 진행했다. 1959년 12월 14일 첫 번째 북송선이 출발한 후 1984년까지 9만명이 넘는 재일교포들이 북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송자들은 북한 도착과 동시에 모든 자유를 박탈당했으며 남한 출신이라는 점과 민주주의 및 자유시장경제를 경험했다는 이유로 적대 계층으로 분류돼 구조적 차별과 착취의 대상이 됐다. 북한은 북송자들이 체제에 위협이 된다며 자의적 납치와 구금을 했고 현재까지도 많은 북송 피해자들이 실종돼 생사와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시민연합은 북송사업에 대한 북한의 책임 규명을 위해 지난 11월 연구보고서 〈지상낙원으로 간 그들은 어디에-기만적 북송사업과 강제실종〉을 출간했다. 이어 관련 강제실종피해 진정서 10건을 WGEID에 제출했다.

지난 9월에는 강제실종실무그룹 위원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만나 북송사업의 피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2월 4일에는 한국, 일본 및 아시아 다섯 개 단체와 연합해 북송사업의 실체를 돌아보는 온라인 메모리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시민연합 요안나 호사냑(Joanna Hosaniak) 부국장은 “북송사업으로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 교류하고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강제실종실무그룹의 입장 표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송사업이 노예화, 강제이주, 박해, 구금 및 강제실종으로 이어진 만큼 앞으로도 북송사업의 진실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시민연합은 “북송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이들에게 자행된 노예적 착취와 반인도범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정의 회복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