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되는 가운데 이번 수능이 역대 최악의 입시혼란을 가져올 전망이다.  문제 출제오류가 법원에서 인정됐고, 난이도 조절 실패로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실시됐지만 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인 문이과 유불리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등 악재가 겹쳤다.  수험생들의 입시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9일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201번 문항 출제오류 논란과 관련해 정답결정 집행정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이 과목에 응시한 수험생 92명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20번 문항 출제오류 관련 소송을 제기하고 정답결정을 판결 전까지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1994년 수능 실시 이후 출제오류 논란은 많았지만 정답효력 집행정지신청이 인용된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생명과학Ⅱ 응시자 6515명에게는 해당과목을 공란 처리한 성적표를 발급하기로 했다.  생명과학Ⅱ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전 과목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가 적힌 성적표를 받게 된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대학입시 일정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법원 결정은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에 대한 판결이 나올때까지 정답 결정을 미루는 것인데,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소송 첫 변론기일은 10일이다.

각 대학은 오는 16일까지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시모집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제시한 대학들은 수능 성적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선발을 하기 어렵다. 오는 30일부터는 정시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대학들과 신속히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향후 대입일정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출고일자 2021. 11. 22

출제 오류 주장이 제기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제.  사진=뉴시스

한편 이번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단 1명 나왔고, 국어수학 등 주요과목 표준점수가 모두 작년보다 크게 오르는 등 역대급 '불수능'으로 밝혀져 "예년의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평가원은 문이과 통합형 첫 수능에 대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지면서 국어와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최대 관심사였지만 평가원은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만큼 정시 지원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학교와 학원 현장에서도 정보부족으로 입시 지도를 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생명과학Ⅱ는 최상위권 대학 또는 의약학계열 지원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인 만큼 최상위권 입시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전체 입시 지원자들이 도미노식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