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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략가' 김종인이 당 이끌 때 국힘 지지율은 왜 급등 안 했나?

김병준은 해체 직전 당 맡아 10%→20%로 끌어올려...김종인은?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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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소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의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정치개혁뿐 아니라 국가 대개조 필요한 시점에 또다시 김 박사(김종인)께서 역할을 또 하셔야 할 때가 이제 다가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동안 쌓아오셨던 경륜으로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고 이끌어주길 부탁드리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윤석열 후보는 또 “진영과 관계없이 어느 정당이나 자기들이 일탈하고 궤도에서 벗어나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할 때 늘 김 박사를 소방수로 모셔왔다”며 “김 박사는 특정 이념, 진영, 정파에 갇혀 있는 분이 아니라 늘 국민 생각하는 실사구시 철학으로 무장된 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윤석열 후보의 ‘김종인 평가’는 주관적인 면이 강하다. 또 ‘당 정상화’가 과연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김 이사장이 정말 ‘소방수’였는지, ‘당 정상화’에 특화된 사람인지 살피기 위해서는 그의 ‘실적’을 먼저 봐야 한다.  


김종인 이사장은 2020년 5월 22일부터 지난 4월 8일까지 미래통합당 또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 대표격이었던 셈이다. 이 기간, 김 이사장의 ‘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당 지지율’이다. 그가 당 대표격으로 있을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은 얼마나 올랐으며, 그 과정에 김 이사장의 기여는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그에 앞서 김종인 이사장의 실적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2018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8개월 동안 자유한국당을 수습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그 후 1년 2개월 동안 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대표의 재임 기간 지지율과 비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후 언급되는 당 지지율은 한국갤럽이 매주 진행하는 정당 지지도 정례 조사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추석, 설 등 명절에 따른 연휴가 있는 기간이나 업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정례 조사를 생략했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2018년 7월 16일,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지방선거에서 대참패를 해 사실상 ‘난파선’이나 다름없던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이 당을 이끌기 직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0%였다.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대표를 선출하던 2019년 2월 27일,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김병준 위원장 취임 당시보다 10%포인트 상승한 20%였다. 즉, 김 위원장은 지방선거에 참패해 갈 곳 잃은 당을 정비하고, 당 지지율을 2배로 만들었던 셈이다. 해당 기간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여당 지지율이 압도적일 뿐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정권의 실정 또는 자충수가 별로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은 특기할 일이다. 
 

김병준 황교안 김종인 지지율.jpg


 
2019년 2월 27일,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앞서 밝힌 것처럼 김병준 위원장이 물러나고, 황 대표가 취임할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0%였다. 황 대표 취임 이후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소폭 올라 20%대 초반을 기록하다가 2019년 7월 들어서 20%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20%로 올라서는 등 답보 상태였다. 

그러다가 소위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7%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 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지지율은 다시 20% 초반으로 떨어졌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4월 15일) 직전 25%까지 올랐으나, 미래통합당은 선거에서 대참패를 했다. 선거 다음날인 4월 16일, 황 대표는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후 원내대표 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미래통합당은 2020년 5월 2일, 21대 총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했다. 그 결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미래통합당을 맡게 됐다. 당시 당 지지율은 18%였다. 이후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급등했을까. 김병준 비대위원장 시절과 같은 지지율 변화가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
 
김종인 위원장 취임 이후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2020년 5월 4주 18% 2020년 6월 1주 17% 2020년 6월 2주 18% 2020년 6월 3주 19% 2020년 6월 4주 20% 2020년 7월 1주 21% 2020년 7월 2주 20% 등을 기록했다. ‘박원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지지율은 7월 4주차에 23%로 소폭 상승했다가 그 다음 주에 20%로 하락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만 했다는 얘기다. 그러다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임대차 3법’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였던 2020년 8월 1주차, 2주차 조사에서 각각 25%, 27%를 기록해 상승하는 듯했지만 이내 주저앉았다. 같은 해 10월 3주차 조사에서는 17%로 떨어졌다. 이후 소폭 회복했지만, 2021년 2월 4주차까지 국민의힘(2020년 9월 2일 당명 변경) 지지율은 23%에 불과했다.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3기 신도시 등지에서 자사 사업과 유관한 토지를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각종 부동산 실정, ‘임대차 3법’ 강행, 주택 매입 대출 규제와 보유세·양도세 인상 등으로 신음하던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그 덕분에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4월 7일)가 있었던 4월 1주차에는 28%를 기록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튿날인 4월 8일, 그 직에서 물러났다. 표면적으로는 ‘김종인 비대위’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18%에서 28%로 상승했다. 하지만 참여연대와 민변이 제기한 ‘LH 투기 의혹’에 따른 지지율 상승분을 제외하면,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이끌 때 지지율 변동과 관련해서 극찬할 수 있는 대목을 찾기는 어렵다.

이 같은 국민의힘 지지율 흐름을 봤을 때, 김종인 이사장에게 ‘당 정상화에 특화된 소방수’ ‘킹메이커’란 별칭을 부여하는 건 객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간 '친여 단체'로 분류된 참여연대와 민변의 'LH 투기 의혹'이 없었다면, 김 이사장은 황교안 전 대표와 비슷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을 뻔 했다고 볼 수 있다. 당 지지율을 10%포인트 올렸다고 해도, 이는 김병준 전 위원장과 '같은 수준'에 불과하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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