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유익한 조언도 해줬고 도와줄 것으로 생각은 한다. 일단 선대위 구성은 당 관계자와 깊이 논의해서 구성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종인' 영입보다 치열하게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을 껴안는 게 더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대 남성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은 홍 의원을 예우해 '원팀'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경선 초반 미미했던 한 자릿수 지지율로 시작해, 20~30대의 높은 지지를 기반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정치인 홍준표’의 저력이었다. 

윤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21만 표를 얻어 12만 표를 얻은 홍 의원을 2배 가까이 앞섰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선 37.94% 지지율로 48.21%의 홍 의원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홍 의원 지지 가운데 여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포함됐다는 분석도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전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대선 후보가 됐다는 사실은 대선 후보의 약점일 수밖에 없다.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는 공정을 내걸었지만 정작 공정에 목말라한 20대·30대·40대 지지율이 각각 3%, 9%, 8%에 머무는 ‘398후보’란 지적도 뼈아프게 들었다. 

윤 후보도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눈치다. 전당대회 결과 발표 때 웃지 않고, 선전한 홍 의원과 가장 먼저 포옹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일 것이다. 

윤 후보의 예우에 먼저 미소를 보인 것은 오히려 홍 의원이었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일단 조속한 시일 내에 세 후보님을 만나 뵙겠다. 그래서 말씀을 좀 들어보고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는지, 어떤 역할을 제가 부탁드려야 할지 만나서 말씀을 나눠보겠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