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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총아'가 정권의 핍박으로 쫓겨나 제1야당 대선후보에 오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文 정권 이중성이 윤석열을 대권 반열에 올려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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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캠프 관계자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문재인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도 변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하 직함 생략)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됨에 따라 20대 대통령 선거는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양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 초반만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정권의 총아(寵兒)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윤석열을 일약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연수원 기수 기준으로 무려 네다섯 기수를 뛰어 넘은 파격 발탁이었다. 2019년엔 검찰총장으로 수직상승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윤석열에게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해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유명세를 탄 윤석열이기에 윤석열도 문 대통령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윤석열이 야권 대선후보가 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19년 조국 사건 수사에 돌입하면서 문재인 정권과 불화(不和)가 시작됐다. 검찰 내부에서도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난 윤석열이었다. 문 대통령의 조언(살아있는 권력 수사)도 있었던 터라 윤석열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샅샅이 수사했다. 하지만 그 바람에 정권에 미운털이 박히기 시작했다. 윤석열에게 찬사를 늘어놓으며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중용 했던 문재인 정권은 총부리를 윤석열에게 돌렸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바뀐 것이다.


이 무렵부터 서울 서초동 법조계 일각에서 ‘윤석열 대망론’이 조금씩 돌기 시작했다. 기자는 2019년 11월호 《월간조선》에 <‘띠동갑’ 고교 후배가 취재한 ‘윤석열’의 모든 것>이란 200자 원고지 100매짜리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조국 사건으로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의 충돌코스가 최고조에 이를 때 쓴 기사로, 윤석열의 학창 시절부터 검사 시절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기사다. 아마도 윤석열에 관한 거의 최초의 분석 기사였다고 할 수 있다.

 

월간조선 기자.jpg
월간조선 2019년 11월호 <‘띠동갑’ 고교 후배가 취재한 ‘윤석열’의 모든 것> 중 일부.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H&nNewsNumb=201911100012
사진=월간조선

 

이때 만난 한 현직 검사는 “‘윤석열 대망론’은 이미 반 년 전부터 서초동 바닥에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권 핵심 인사 중 현재까지 ‘별다른 흠이 없는 사람은 윤석열뿐’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었다. 이를 기사화했을 때 일부 선배들은 “윤석열이 무슨 대통령이냐” “대통령감도 아니다”라며 평가절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는 보수의 '공적(公敵) 1호'인 그에 대해 원색적인 거부감을 쏟아내기도 했다.


기자는 몇몇 야당 국회의원에게도 윤석열 대망론에 관한 의견을 구한 적이 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윤석열 정계등판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이 국회의원 중 일부는 현재 윤석열 캠프에 몸담고 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만에 ‘윤석열 대망론’은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해를 넘긴 2020년 초, 윤석열은 검찰 내에서 손발이 묶이는 ‘식물 검찰총장’ 신세로 전락했다. 조국 장관 후임으로 부임한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인맥을 일거에 잘라냈기 때문이다. 그해 연말엔 추미애 장관이 직접 나서 검찰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검찰총장 징계를 시도했지만, 법원이 윤석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가까스로 업무에 복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집요한 윤석열 ‘축출작전’이 여론의 역풍(逆風)을 맞아 지금의 윤석열을 만든 셈이다. 당시 야당 의원 중 한 명은 "문재인 정권의 이중성과 추미애 장관의 무리한 윤석열 축출 시도가 윤석열을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인물로 만들었다"고 촌평했다.

 

올해 3월, 문재인 정권은 오뚝이처럼 살아난 윤석열 검찰의 힘을 완전히 빼고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른바 검수완박)을 추진했다. 그 직후 윤석열은 검찰총장직을 내던지고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문재인 정권 ‘총아’가 반(反)문재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윤석열의 제1야당 대선후보 선출은 한국 헌정사에 나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치 경험이 하나도 없는 그가 대권주자 고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 신인이 정권을 거머쥔 예는 전두환 대통령밖에 없다. 하지만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을 당시는 10·26 사태 직후였고, 대통령도 간선제로 선출하던 특수한 상황이었다. 


그런 점을 두고 우려 섞인 이야기가 정가(政街)에서 흘러나왔다. 실제로 정치 입문 초반, 윤석열은 다소 우유부단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의힘에 입당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지는가 하면, 한동안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잠행(潛行)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인으로 비쳐지지 않았던 것이다.


몸풀기를 끝낸 윤석열은 지난 7월 말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 야당 정치인으로 완벽하게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인 대권가도에 들어설 채비에 나섰다. 이후부터는 발걸음이 제법 빨라졌다. 입당 한 달여 만에 대권주자 중 가장 먼저 국민의힘 대통령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압도적 정권교체”를 부르짖는 등 자기 목소리도 두드러졌다. 


윤석열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긍·부정을 떠나 많은 화제를 낳았다. 경선 초반 낙승이 점쳐졌지만, ‘손바닥 왕(王)자 논란’ ‘전두환 옹호 발언’ ‘애완견 사과’ 논란에 휩싸여 지지율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막강한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관련 논란이 일 때마다 윤석열을 맹공(猛攻)했다.


익명을 요구한 윤석열 캠프 관계자 A씨는 “경선 후반으로 갈수록 홍준표 후보에게 조금 밀리는 느낌은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A씨는 “윤석열 후보는 어려운 고비마다 흔들리지 않고 진정성을 무기로 정면돌파 했다”며 “그게 당원들에게 먹혔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캠프 관계자 B씨는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손바닥 왕 자 논란이었다”고 말했다. B씨의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세간의 이목을 끈 것 중 하나가 ‘굿을 한다’는 등의 악성 소문이었습니다. 물론 유언비어로 결론 났지만, 일반인 뇌리 속에는 아직 그 같은 인식이 남아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왕 자 논란은 윤석열 후보에게는 자칫 치명적일 수 있는 논란이었습니다.”


B씨는 “다행히 윤 후보 본인과 캠프 측에서 적극 해명해 별 것 아닌 것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며 “전두환 옹호 발언과 애완견 사과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흑색선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제 윤석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됐다. 두 사람은 법조인 출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변호사, 윤석열 후보는 검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디뎠다.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全無)하다는 것도 같다. 이재명 후보는 공직으로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게 전부다. 윤석열 후보는 변호사를 잠깐 지낸 것 외에는 30여 년간 검사였던 게 다다. 


두 사람이 갖추고 있는 정치적 기반과 규모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이재명 후보가 속해 있는 민주당은 국회 과반 이상 의석을 갖고 있는 반면, 윤석열 후보의 국민의힘은 103석에 불과하다. 이재명 후보가 외형상 좀 더 넓은 의회 기반을 갖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그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 정국 운영에 있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재명과 윤석열 두 사람 모두 비호감도가 제법 높다는 점이다. 이는 부동층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지지후보를 결정 못한 부동층은 대략 32~35%로 추산된다. 이들이 이재명, 윤석열 중 누구에게 손을 들어줄지에 초점이 모아진다. 향후 본선에서는 부동층을 잡기 위한 두 후보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C씨는 “문재인 대통령도 변수”라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35%선을 유지하는 점을 잘 봐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본인들은 부인하겠지만) 대권후보 중 비호감도도 높은 편이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의혹이 걸려 있고, 윤석열은 처가 의혹이 비호감도로 발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법적인 책임 소재를 묻는 상황이 도래하면 두 사람의 정치생명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된다. 문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는 지지율이 적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칼을 뽑을 수 있다는 게 C씨의 주장이다. 현직 대통령은 대통령을 만들 순 없지만, 대통령을 못 되도록 할 수 있는 존재다. C씨는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쥔 사람은 문 대통령이다. 내년 3월까지 문 대통령 의중이 어디로 향할지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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