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걸 회계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이었다. 그는 대장동 설계자이자, 초과이익환수 삭제를 주도한 정영학 회계사가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추천해 공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계사는 정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영학의 추천으로 유동규 라인으로 분류된 김 회계사는 공사에서 일하면서 유동규를 믿고 행패를 부렸다"고 했다. 

부하 여직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실제 김 회계사는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로 약식기소 돼 벌금 50만원형을 받고 직급이 강등됐다. 

당시 사정에 밝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공사 내에서 김 회계사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고 했다. 

언론에서는 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만 나왔는데, 실제 평이 더 좋지 않고 더 큰 결정권을 가진 인물은 김 회계사였다는 것이다.  

김 회계사는 배임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민용 변호사보다 공사 내에서 직책이 위였음에도 검찰 수사선상에서 벗어나 있어 뒷말이 나온다. 

정 변호사는 공사 내 전략사업팀 투자사업 파트장이었다. 파트장이 배임 혐의가 있는데, 그 위인 팀장은 간단한 조사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검찰은 김 회계사가 공모지침서 변경 실무를 담당한 것도 파악했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의 ‘공모지침서’에 공사 수익을 사실상 ‘1822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는 수천억원대의 배임의 유력한 정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모지침서' 작성 또는 ‘초과 이익 환수조항’이 들어갔다가 삭제된 이유 등이 배임 혐의를 가를 열쇠인데 검찰이 이를 정 변호사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