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국방부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일대 유해 발굴을 통해 유해 26점과 6‧25전쟁 당시 사용된 전사자 유품 5123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유해는 현장 감식 결과 다수가 국군 전사자로 추정된다. 정확한 신원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정밀 감식과 DNA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유품 중에는 전쟁 당시 사용한 야전삽, 철모, 탄피 등 각종 탄약 및 전투 장구류 등이 포함돼 있다. 

강원도 철원에 무명 395고지였던 백마고지는 1952년 10월 6·25전쟁 당시 중부 전선 요충지였다. 국군 9사단은 세 배가 넘는 중국군 병력에 맞서 열흘 동안 총 12차례 공방전을 벌였다. 

우리 군은 유해를 발굴하며 백마고지 지역 개인호·교통호 등이 화살머리고지보다 2배 이상 깊이로 구축된 점도 확인했다. 백마고지에서는 유해‧유품들이 약 1.5m 깊이에서 발굴됐지만, 화살머리고지는 최장 깊이 60cm에서 발굴됐다. 

이는 백마고지를 뺏고 빼앗기며 여러 차례 점령군이 바뀌는 상황에서 피아(彼我) 모두 고지를 사수하고 포탄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진지를 더 깊게 파고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와 유품 특성 등으로도 당시 백마고지 전투 상황을 추정해볼 수 있다”며 “지금까지 수습된 유해 26점 모두가 부분 유해 형태로 발굴됐고 이는 당시 백마고지에 쏟아졌던 포탄으로 생긴 피해가 어떠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백마고지에서 발견된 유품 다수는 국군이 사용한 물품으로 추정되며 이중 탄약류(4980여 점‧전체 97%)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방부는 고지 쟁탈 과정에서 탄약류 등을 긴급히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오는 11월 중순 백마고지전투 참전용사 9명을 초청해 현장 증언 들을 계획이다. 이들은 전쟁 당시 2‧9사단 등에 배속돼 전쟁을 치렀다.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시료 채취 참여 문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표전화인 1577-5625로 하면 된다.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전사자 유해 신원이 확인되면 심사를 통해 포상금(최고 1000만원)이 지급된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