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향년 89세로 세상을 떴다. 이날은 박정희 대통령이 세상을 뜬 지 정확히 42년째 되는 날이다.

대구 출생인 노태우 대통령은 대구중학교를 다니다가 경북중학교로 전학한 뒤 1950년 한국 전쟁 중 학도병으로 헌병학교에 입대했다. 이듬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군에 투신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61년  학생군사교육단(ROTC의 전신)의 창설준비요원과 교관을 지냈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도 했다. 1974년 장군으로 진급, 이후 신군부의 2인자로 제 9공수특전여단장, 청와대 작전차장보, 보안사령관 등을 지냈으며, 1980년에는 국가보위입법위원회 비상대책위원과 상임위원을 지냈다. 

대장 예편 후 전두환 정권 하에서 정무2장관, 대통령 특사, 체육부 장관,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1985년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으로 선출됐고, 1987년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 1988년 대통령 선거에서 3김씨(김영삼, 김대중, 김종필)를 꺾고 대한민국의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통령 재임 시, 북방정책을 위시로 신도시 개발, 지방자치제 부활, 인천국제공항, 경부고속철도 건설 계획안 입안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91년 남북한 UN 동시 가입 결정도 노태우 정부 시절에 이뤄졌다. 

그러나 퇴임 후 비자금 사건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 반란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하다가 1997년 12월 22일에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됐다.

공교롭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뜬 날(10월 26일) 노 전 대통령도 숨을 거뒀다. 참고로 노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단장으로 있던 5사단에서 소대장을 했다. 박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근무하기도 했다. 생전에 박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많이 아꼈다고 한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