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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전직 부장판사,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 제기

"차기 대법원장 약속한 것 아니겠느냐, 권순일은 200억 안 되겠느냐 등 소문...연세대 석좌교수 된 것도 의혹"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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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전 대법관.사진=조선DB


전직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 ‘재판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태규 변호사는 10월 2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별 해괴한 소문이 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차기 대법원장을 약속한 것 아니겠느냐, 곽상도가 50억이고 박영수가 100억이면 생명을 구해준 권순일은 한 200억 안 되겠느냐, 권순일 혼자일 리가 없다 등 소문의 내용도 다양하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로 다음 다섯 가지를 들었다.

 (1) 자문 없이 자문료로 월 1,500만 원이 찍힌 통장이 생겨났다. 

 (2) 돈의 수령 여부와 무관하게 ‘50억 클럽’에 명단이 올랐다. 

 (3) 이재명 지사의 재판에서 무죄가 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항간의 소문은 주심인 노정희 대법관보다도 더 열심히 무죄를 주장했다고 스스로 내세웠다는데, 본인이 편저한 책에 이 판결을 자랑스럽게 올려둔 것을 보면 그 말이 영 빈말은 아닐 공산이 크다. 

 (4) 재판 이해당사자로 의심되는 자가 대법관실을 8회나 드나들었다. 

 (5) 아무런 연고도 없이 명문대 로스쿨의 석좌교수 자리를 꿰찼다. 


 김 변호사는 “이상의 확인된 사실만 모아보더라도, 이전 양승태 대법원에 대하여 재판거래라고 비판하였던 것이 민망해진다”면서 특히 권순일 전 대법관이 연세대 로스쿨 석좌교수가 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이 14명인데, 이들의 임기가 6년인 점을 감안하면 1년에 평균 2.34명의 대법관이 퇴임한다. 적지 않은 숫자라 요즘은 대법관하고도 석좌교수 자리 찾기가 만만치 않다”면서 “석좌교수를 초빙하려면 어느 누가 학교에 기금을 조성해서 주고, 학교는 석좌교수에게 그 기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권 대법관이 연세대학교에서 석좌교수가 되고 그 누군가가 조성해준 기금을 받았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권 대법관에게 은혜를 베풀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명문대 로스쿨에 기여도 연고도 없는 사람을 석좌교수로 앉혀야 할 정도라면 뭔가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확인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고려하면 권순일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은 이전의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의 재판거래와는 차원을 달리한다”면서 “나아가 사후뇌물죄의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태규 변호사는 권순일 전 대법관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검찰, 경찰, 공수처, 법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적폐몰이로 전 정권 때려잡고, 힘없는 서민들 잡아들일 때는 범같이 하던 특검, 검찰, 경찰, 공수처 등 수많은 수사기관이 국가 근간을 흔드는 이런 사안에는 큰 관심이 없다”면서 “한동훈 검사장을 잡을 때는 몸을 던지는 투혼을 보이더니 이 사건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한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을 향해서도 “사법적폐 수사 때는 대법원장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검찰수사를 천명하더니, 이번 사안에서는 간단한 의견표명조차 제대로 찾아보기 어렵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얼마나 깊이 숨었는지 터럭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양승태, 임종헌, 임성근을 공격할 때는 그리도 기세등등하더니, 지금은 아무 말이 없다. 법관이라는 사람들이 아무리 이념으로 균형감각이 망가져도 이렇게까지 대놓고 모른 척 할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김태규 변호사는 “부동산개발업자의 부정이 아무리 커도 국가 근간이 흔들릴 리야 없지만, 대법관의 통장에 돈이 꽂히면 국가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도 포함한 제대로 된 특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태규 변호사는 울산 학성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를 나온 후 한국해양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LL.M.)을 졸업했다.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 5년간 변호사로 일하다가 판사로 임용되어 창원·부산·울산·대구지법, 부산고법 등에서 근무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도 일했다. 2018년에는 울산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하는 가장 우수한 법관으로 뽑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법치주의와 사법부의 독립성이 흔들리는 상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다가 지난 2월 법복을 벗었다. 퇴임에 즈음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법치(法治)가 위기에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를 펴냈다. 
아래는 김태규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권순일의 '재판거래'란 괴물이 깰까 모두 걱정이다]


- 검찰, 경찰, 공수처, 대법원, 전국법관대표회의, 이들은 모두 숨소리조차 안 낸다 -


온 국민이 대장동으로 속이 문드러지고 분통이 터져서 눈을 떼지 못할 때, 그런 와중에 그 이슈 뒤에 숨어서 더디게 가는 검찰청 시계를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을 듯하다. 아마 권순일 전 대법관이 아닐까 생각된다. 권 대법관의 문제는 ‘대장동게이트’의 종속변수가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민의 눈길이 ‘대장동게이트’만큼 집중되지 않는다. 그 사건 하나만 놓고도 온 나라가 뒤집힐 만한데 말이다.


따지고 보면 권 대법관의 사건이 더 치명적으로 국가 근간(根幹)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당장 국민들이야 부동산으로 1,000배 이상의 이득을 보았다고 하니 그곳으로 눈이 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나쁜 짓이라도 부동산업자들이 하는 것과 대법관이 하는 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이다. “그래, 나쁜 놈들이 제대로 판떼기 한 판 키워서 제대로 해 먹었네”라고 말하고, “저런 부동산업자놈들은 제대로 처벌해서 뿌리를 잘라야지”라고 말하면 그나마 답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뿌리를 잘라야 할 법원이 그딴 짓을 하면 나라는 가망이 없다.


대법관은 고위 사법관료라는 의미에 더하여 법의 염결성(廉潔性)을 상징한다. 법관 중에 타락한 자들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법관은 그런 걱정 없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있다. 그렇기에 이전 양승태 대법원의 고위 법관들에 대하여 재판거래라는 멍에를 씌우며 판사들 수중에 1원 한 푼 들어오지 않은 사건을 단죄하였다.


대법원의 상고심 재판이 하세월로 늘어지자 상고법원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이고 국회고 선뜻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자 답답한 마음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기조에 부합하는 듯한, 그렇지만 이미 결론이 난 판결들을 들이대며 공치사를 좀 들으려고 했다. 그러면서 상고법원의 처리를 부탁해보려고 시도하였다. 그 결과 재판거래라는 이전에 듣지도 못한 비난과 함께 직권남용 등으로 전 대법원장 등이 구속되는 수모를 당하였다.


무리한 법 적용인 줄 알면서도 그래도 국민들이 묵인한 것은 명색이 대법원장, 대법관이라는 자는 그러한 정도의 부적절함도 피해야 한다는 준엄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놓고 대법관의 통장에 매달 1,500만 원의 돈이 꽂혔다. 이전 재판거래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사태이고, 그 주체가 대법관이라는 점에서 국가 근간(根幹)을 흔드는 것이다. 부동산개발업자의 부정이 아무리 커도 국가 근간이 흔들릴 리야 없지만, 대법관의 통장에 돈이 꽂히면 국가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별 해괴한 소문이 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차기 대법원장을 약속한 것 아니겠느냐, 곽상도가 50억이고 박영수가 100억이면 생명을 구해준 권순일은 한 200억 안 되겠느냐, 권순일 혼자일 리가 없다 등 소문의 내용도 다양하다. 적어도 나의 상식에 비추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소문을 말하는 사람에게 아니라고 법원에 몸담았던 자로 법원을 위해 변명하는 것이 더 궁색하고 불편해서 굳이 말을 더하지 않는다.


이미 확인된 사실들만으로도 이런 소문에 변명을 더하는 것이 부질 없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1) 자문 없이 자문료로 월 1,500만 원이 찍힌 통장이 생겨났다. (2) 돈의 수령 여부와 무관하게 ‘50억 클럽’에 명단이 올랐다. (3) 이재명 지사의 재판에서 무죄가 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항간의 소문은 주심인 노정희 대법관보다도 더 열심히 무죄를 주장했다고 스스로 내세웠다는데, 본인이 편저한 책에 이 판결을 자랑스럽게 올려둔 것을 보면 그 말이 영 빈말은 아닐 공산이 크다. (4) 재판 이해당사자로 의심되는 자가 대법관실을 8회나 드나들었다. (5) 아무런 연고도 없이 명문대 로스쿨의 석좌교수 자리를 꿰찼다. 이상의 확인된 사실만 모아보더라도, 이전 양승태 대법원에 대하여 재판거래라고 비판하였던 것이 민망해진다.


연세대 로스쿨의 석좌교수 얘기를 좀 더 해보자.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이 14명인데, 이들의 임기가 6년인 점을 감안하면 1년에 평균 2.34명의 대법관이 퇴임한다. 적지 않은 숫자라 요즘은 대법관하고도 석좌교수 자리 찾기가 만만치 않다. 석좌교수를 초빙하려면 어느 누가 학교에 기금을 조성해서 주고, 학교는 석좌교수에게 그 기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 방식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권 대법관이 연세대학교에서 석좌교수가 되고 그 누군가가 조성해준 기금을 받았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권 대법관에게 은혜를 베풀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명문대 로스쿨에 기여도 연고도 없는 사람을 석좌교수로 앉혀야 할 정도라면 뭔가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확인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고려하면 권순일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은 이전의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의 재판거래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나아가 사후뇌물죄의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아무 일이 없다. 


검찰, 경찰 등 각 수사기관은 사정이 이런데 세상 조용하다. 적폐몰이로 전 정권 때려잡고, 힘없는 서민들 잡아들일 때는 범같이 하던 특검, 검찰, 경찰, 공수처 등 수많은 수사기관이 국가 근간을 흔드는 이런 사안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한동훈 검사장을 잡을 때는 몸을 던지는 투혼을 보이더니 이 사건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한다. 


대법원도 딱 엎드려 눈만 껌뻑껌뻑한다. 사법적폐 수사 때는 대법원장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검찰수사를 천명하더니, 이번 사안에서는 간단한 의견표명조차 제대로 찾아보기 어렵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얼마나 깊이 숨었는지 터럭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양승태, 임종헌, 임성근을 공격할 때는 그리도 기세등등하더니, 지금은 아무 말이 없다. 법관이라는 사람들이 아무리 이념으로 균형감각이 망가져도 이렇게까지 대놓고 모른 척 할 줄은 몰랐다. 적어도 외관상으로 구색이라도 맞추는 시늉이라도 할 텐데 그러지 않는다.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국민들이 만만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이런 와중에 권 전 대법관은 입을 닫고 검찰청 시계와 대선 시계만 빨리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대장동에 대하여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다. 그 종속변수인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도 포함한 제대로 된 특검이 필요하다. 국가 근간을 흔드는 것, 그것이 곧 매국이다.

김태규.jpg
김태규 변호사

 

 

 

입력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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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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