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이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정치인 의혹 관련 보도에 대한 시정 권고 조치가 증가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해 개인적·사회적·국가적 법익침해 사항이 발견된 경우 해당 언론사에 시정 권고를 통보한다. 2019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총 2930회의 시정 권고 조치가 이뤄졌다.

이 중 ‘사생활 침해’ 사유에 따른 시정 권고가 28.0%인 820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사형 광고’ 372건(12.7%), ‘자살 관련 보도’ 345건(11.8%) 순이었다.

이채익 의원실은 “언론중재위원회는 그동안 주로 사건사고 보도 과정에서 이뤄지는 사생활 침해 행위에 대해 시정 권고해 왔다”면서 “2015년 438건인 시정 권고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1275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정치인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해 사생활 침해 등을 사유로 한 시정 권고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의원실은 “2016년 말 국정농단 당시 봇물 터지듯 쏟아진 최순실 관련 의혹 기사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 조치는 22건에 불과했다”면서도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기사에 대한 시정 권고 조치는 97건에 달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보도 62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관련 사건 보도 41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 보도 28건, 나경원 전 원내대표 아들 논문청탁 의혹 보도 17건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정치인 관련 보도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 조치가 총 272건인데 여당 정치인 관련 시정 권고가 75.4%인 205건이다.

이채익 의원실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 조치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지만 정치인 의혹 관련 보도에 대한 지속적인 시정 권고는 관련 보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시정 권고 조치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 심의 기준에 따르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거나 공적 인물의 사회적으로 시선을 끄는 범죄의 경우 예외를 적용해 관련 보도를 허용해 오고 있다.

이채익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가 사생활 침해 보도를 막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여당 정치인 관련 기사에 시정 권고가 집중되는 점은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직원 10여 명이 모니터링 기사 선정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없이 개인 노하우로 심의한다다”며 “기사 선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공개해야 공정성 시비가 사라진다”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