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지난 1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영학 회계사에 대해 "동업자 저승사자"라고 했다. 

옛날부터 관여한 사업마다 동업자를 감방에 보냈다는 비판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이 검찰수사까지 이어진 데에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김만배씨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해 문서로 만든 녹취록이 컸다. 

녹취록에는 그 유명한 "그분" 발언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이런 이야기가 담긴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그런데, 김씨의 주장대로 정 회계사가 과거에도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뒤 소위 뒤통수치는 듯한 방식으로 동업자들이 구속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회계사와 함께 용인 수지구 동천 개발사업을 함께한 'ㅋ' 업체의 대표 P씨는 구속됐다. 

정 회계사는 하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고급아파트를  ‘천화동인 5호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 이 고급아파트는 지난달 초 매물로 내놓았다고 한다. 

또 대장동 초기개발업자인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도 구속됐었다. 씨세븐은 2010년 3월~7월 대장동 민간사업을 주도한 시행사였다. 

이 전 대표는 삼성물산 출신 김모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 동업자들과 사이가 틀어져 2011년 3월 사업에서 손을 뗐다고 한다.

남욱 변호사도 구속됐었다. 2009년 대장동 개발사업 문제로 구속기소 됐다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

김만배씨의 경우는 구속 위기에 처했다가, 검찰의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되면서 구속은 면했다. 

남 변호사는 18일 새벽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 회계사는 지금까지는 동업자들의 저승사자로 남았지만 현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검찰이 정 회계사도 ‘배임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기 때문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