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보이는 서울 아파트들. 사진=뉴시스
아파트 증여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여가 늘어나는 것은 지속적인 집값 상승과 각종 세금 등 정부의 부동산규제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8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가 총 5만8298건으로 전체 거래 중 6.8%에 달했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아파트 거래는 매매가 가장 많지만 그밖에 증여-판결-교환-분양권전매-기타 소유권 이전 등이 있다. 이 중 증여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집값이 계속 급등하는 서울에서는 문재인정부 들어 증여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건수 7만4205건 중 증여가 1만355건으로 13.9%를 차지했다. 2017년 3.9%에서 2020년 12.2%, 2021년 8월 현재 13.9%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강남권에서는 증여 비중이 더 높아졌다. 올해 서울 자치구 중 증여 비중이 1~3위를 차지한 곳은 강동구(28.5%), 송파구(27.1%), 강남구(20.9%) 순이었다.
증여가 늘어나는 것은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등 주택관련 세금이 늘어나고 있기 떄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최고 세율이 기존 3.2%에서 6.0%로 급증했고, 양도소득세 최고 기본세율도 기존 42.0%에서 45.0%로 올랐다.
따라서 보유 또는 매도시 세금이 부쩍 오르면서 "어차피 (자식에게) 물려줄 집 빨리 증여하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정부가 세금을 강화해도 다주택자들은 집을 내놓는 것 보다는 증여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세금에 압박을 받는 다주택자라도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도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다주택자는 양도세율보다 증여세율이 낮기 때문에 증여가 유리하다"했다. 이어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에서 증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