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시간이 하루 3시간(평일 기준)에 불과함에도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현역 병사에게 제공하는 ‘병사 전용 4G 요금제’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실(충남 서산·태안)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의 ‘병사 전용 4G 요금제’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비쌌다. 

성일종 의원실 관계자는 “병사 전용 4G 요금제가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비싸다”며 “이런 취지라면 돈을 더 내야 하는 현역병 요금제를 왜 만들었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역 병사도 온라인 전용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나 이동통신 3사가 ‘병사 전용 4G 요금제’를 전면 홍보하니 ‘온라인 전용 요금제’의 존재를 쉽사리 알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매장(오프라인) 가입이 아닌 통신사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가입한다”면서 “단순 비교로는 병사 전용 4G 요금제가 비싸 보일 수 있지만, 병사 전용 4G 요금제는 선택약정(월 정액의 25% 할인) 등을 통해 오히려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루에 데이터 5GB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예로 들면, LG유플러스가 출시한 ‘병사 전용 4G 요금제’는 월 이용료가 5만5000원이다. 이와 유사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상품은 ‘LTE 다이렉트45’로 4만5000원이다. 

단순 비교 시 병사 전용 요금제가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1만원 더 비싸 보인다. 하지만 선택약정을 통해 요금의 25%를 할인받을 경우, 5만5000원에서 1만3750원이 할인돼 ‘병사 전용 4G 요금제’를 4만12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역 병사 전용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와 온라인 전용 요금제 사이에 있다. 다만, 선택약정 등 할인 혜택을 적용받으면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싼값에 사용할 수 있다.

선택약정 등을 통한 요금 할인으로 오히려 병사 전용 요금제가 저렴하다는 주장에 대해 성일종 의원실은 “선택약정은 12개월, 24개월 단위로 의무 가입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면서 “약정 기간 동안 의무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온전한 할인 혜택으로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6월 26일 ‘20-1차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7월 1일부터 전군에 일과 후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후 6시~9시이며 주말은 오전 8시 30분~오후 9시다.

성일종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서면 답변에 따르면, 국방부는 병사 전용 통신요금제를 도입할 때 통신사와 서면 협약 없이 구두 협의만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일종 의원은 “국방부의 노력 부족으로 장병들은 평일에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시간이 3시간에 불과함에도 온라인 요금제보다 더 비싼 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현역 병사들이 5G 요금제는 가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주요 통신사 중 SK텔레콤만 이달 1일부터 월정액 요금의 20%를 할인해주는 5G 현역병 요금제를 도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5G 현역병 요금제’를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성일종 의원은 “국방부는 병사 전용 요금제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공문만 보낼 것이 아니라 통신사와 직접 접촉해 4G 요금제 인하 및 5G 병사 전용 요금제 전면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현역병의 복지를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곳은 다른 어느 부처도 아닌 국방부인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