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대출을 바짝 조이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에게 필요한 전세대출까지 어려워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세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입자가 임대차계약 갱신시 전세자금 대출 한도가 기존에는 전셋값(임차보증금)의 80%까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전셋값이 오른(임차보증금 증액분) 범위 내로 줄이는 방안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이 같은 내용으로 전세대출 한도를 조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세로 이사하거나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은행도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조였다. 지난 2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가입하는 모기지신용보험(MCG)과 모기지신용보증(MCI)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MCG와 MCI 상품에 가입하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만큼 실제로는 한도가 줄어든 것이다. 

은행들이 전세대출까지 조이기에 나선 것은 다음달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총량관리 추가대책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여기에 전세대출 규제도 담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전세대출은 여러 조건이 좋다 보니 많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가계대출 급증의 한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