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공개 토론석상에서 "공부 좀 하라"던 홍준표 의원이 '아이언돔' 발언을 놓고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해 다른 후보에게 집중 공격을 당했다. 

28일 열린 국민의힘 3차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과거 '원전 밀집지역 아이언돔 설치' 발언을 비판하며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토론 때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시 선제공격을 가하는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작전계획 5015' 발동 후 조치에 대해 물으면서  '군사·안보' 분야에서 '준비'된 듯한 모습을 연출했던 홍 의원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지난 2일 울산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방문해 "신고리 원전에 아이언돔을 설치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겠다"고 했던 발언을 문제 삼았다. 

홍준표 의원은 9월 2일, 울산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만에 하나 북한이 도발한다면 최우선 타격지점은 인천공항과 원자력발전소 밀집 지역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원자력발전소 밀집 지역에 아이언돔을 도입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아이언돔을 설치해 북한의 도발을 천분의 일 확률이라도 대비해야 한다"며 "아이언돔은 부·울·경 주민들이 우려하는 원자력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언돔(Iron Dome)은 이스라엘 국방안보연구개발국과 라파엘사가 공동개발한 이동식 방공 시스템이다. 4km-70km 거리에서 발사된 단거리 로켓 또는 각종 포탄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홍 의원처럼 북한 미사일에 대비해 '아이언돔'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가 있지만, 방사포에 대응하는 아이언돔으로는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또한, 원자력발전소의 경우에는 아이언돔으로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의 장사정포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마디로 홍준표 의원 주장처럼 원전 지역에 아이언돔을 설치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테러나 외부충격이 견딜 수 있도록 특수설계가 된 상태다.  핵물질이 있는 격납건물의 경우에는 ‘5중방벽’을 갖추고 있다. 건물 외벽은 두께 120cm의 강화철근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또 손가락 굵기의 강선 55개를 꼬아 만든 261개의 굵은 강선이 그물처럼 펼쳐져 있어 강력한 외부충격이 있더라도 일부 깨지는 데 그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국내 원전 격납건물에 대한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로는 무게 150t인 보잉 707기가 초속 103m(시속 370km)의 속도로 격납건물에 충돌했을 경우를 구조해석(구조물 실제 제작 때 설계자가 예상했던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 가장 불리한 상황에서도 안전한가를 검증하는 일) 모델로 정밀분석한 결과 28m² 정도의 부분 파괴가 일어나지만, 두께 120cm 이상인 격납건물의 콘크리트 내부에 그물형으로 얽힌 철근이 항공기가 관통하는 것을 막아 원자로 노심을 파손시키는 위험한 상황은 초래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결과를 고려했을 때 홍준표 의원이 설치하겠다고 한 아이언돔은 원전 방어용으로 무용지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언돔 배치가 필요한 지역은 인구 밀집지역이면서도 북한의 대규모 장사정포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수도권이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는 정찰감시자산으로 징후를 포착하고, 항공 전력으로 타격하는 '킬 체인'과 사드(요격 고도 40∼150km, 최대 사거리 200km), L-SAM(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요격고도 50~60km), M-SAM(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요격 고도 30km), PAC-2(요격고도 24km) 또는 PAC-3(요격 고도 25km, MSE는40km) 등으로 이뤄진 하층 방어 체계로 이뤄진다. 우리 군은 이 같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를 완성하기 위해 현재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홍준표 의원이 정말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무기 체계 도입을 얘기할 의도였다고 하면, 아이언돔이 아니라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언급하는 게 적절했을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