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권 들어  특임공관장 수가 대폭 늘었다”며 “노무현(40명)·이명박(40명)·박근혜(32명) 정부를 넘어선 역대 최다인 63명”이라고 했다. 

이어 “(현 정부는) 외교부 순혈주의 개선 취지를 주장하나 실제로는 제대로 일도 안 하는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정실(情實) 인사로 전락했다”고 했다.

특임공관장은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정치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이태규 의원실은 재외공관 39곳을 대상으로 한 ‘2020년~2021년(7월)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집행 현황(비밀 3급)’을 분석했다.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는 주재국 인사와 외교 활동을 펴는 데 쓰는 비용을 말한다. 과거 특수활동비(특활비)처럼, 대외보안성을 인정받는다. 

이에 대해 이태규 의원실은 “사실상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는 각 공관이 현지에서 얼마나 열심히 외교활동과 네트워크 구축, 정보수집 활동 등을 수행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했다.

이태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수석 출신인 조현옥 주독일대사는 지난해 11월 부임 이후 9개월 동안 주재국 인사를 1회 접촉했다. 

같은 시기 부임한 외교관 출신 인접국 대사는 같은 기간 36건의 외교 활동을 했다. 

이태규 의원실은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전임 정범구 주독일대사가 2020년 1월부터 같은 해 11월 교대 직전까지 9건의 외교활동 수행한 것과도 대조적”이라고 했다. 

이어 “현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인 노태강 주스위스대사도 작년 11월 부임 이후 9개월 동안 주재국 인사 접촉은 1회”라면서 “이 역시도 주재국 정부 요인 아닌 협회 관계자다. 외교관 출신인 전임 주스위스대사가 2020년 1월부터 11월 교대 직전까지 두 자릿수의 외교활동 수행한 것과도 대조된다”고 했다.

또 “해당 공관의 경우 대사가 아닌 공사참사관이 사실상 대사 역할을 수행한다”면서 “노 대사 부임 이후 공사참사관 외교활동 건수가 해당 공관 활동의 대부분 차지하나 접촉 인사들이 차석급 외교 인사들에 국한돼 한계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 장하성 주중국대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년 7개월 동안 주재국 요인 접촉 등 비공개 외교활동이 16건에 불과했다. 이 중 정부 인사 2건, 학계 인사 2건, 그 외 12건은 중국 주재 타국 대사 등이다.

지난해 주중한국대사관의 전체 인사 접촉 건수는 2017년과 비교할 때 17%였다. 2021년 7월을 기준으로 하면 7% 수준이다.

이 의원실은 “주요 4강 대사관과 대비해도 접촉 실적 매우 저조하다. 2020년 기준 주일본대사관 대비 20%, 주러시아대사관 대비 42%, 주미국대사관 대비 13%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학생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장경룡 주캐나다대사는 2020년 6월 부임 이후 1년 동안 주재국 인사 접촉이 6건에 불과했다. 장 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평통 국제협력분과위원장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출신인 최규식 전 헝가리 대사는 약 1년 동안 주요 인사 접촉이 6건이었다. 해당 공관의 전체 인사접촉 건수도 2017년과 비교할 때 29% 수준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이인태 전 주나이지리아대사는 성비위 은폐 및 갑질 의혹으로 올해 초 검찰에 고발됐다.

또 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박경재 LA총영사는 현재 청탁 금지 위반 및 막말 갑질 의혹으로 감찰이 진행 중이다.

이태규 의원은 “국익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외교 최일선에서 치열하게 일할 재외공관장들이 정권의 캠코더 정실인사로 전락하면서 외교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며 “특임공관장 인사가 무능하고 역량검증이 안 된 자기편 인사들로 채워짐으로써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국익에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