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20일이 지나서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을 구속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7월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7·3 불법 시위 수사본부는 2일 오전 5시 28분쯤 양 위원장이 있는 서울 중구 정동 민노총 사무실로 진입해 구속 절차에 착수했다. 경찰은 진입 약 40분 뒤인 오전 6시 10분쯤 양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해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20일 만이다.

경찰은 지난달 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뒤 사법절차 불응 입장을 표명했으며 법원은 서면 심리로 이틀 뒤인 1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의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던 양 위원장은 민노총 사무실에 은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은 경찰의 구속 집행을 피해가며 민노총의 공식 일정을 치렀다.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23일에는 10월 20일 총파업을 결의하는 대의원대회를 진행했다. 

당시 양 위원장은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구속해 수사하겠다는 상황이 많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며 “정부가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신변문제를 판단할 의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