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을 한 유승민 전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편을 들고 있다는 일각의 의심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태도가 불량, 불손하고 (내게) 할 말 다 한다”고 반박한 가운데, 이 발언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유승민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준석 대표에 대한 ‘인격모독’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당 대표까지 끌어들여 원색적인 발언을 한 건 경솔했다”며 “당 대표 인성(人性)이 형편없다고 지적한 셈인데 자당(自黨) 대표에게 한 말치고는 너무 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도 내심 불쾌할 것이다”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은 최근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에 불거졌던 갈등이 봉합된 지 며칠 안 된 시점에 나온 것이다. 이 대표는 대선 경선 관리를 둘러싸고 편파성 논란에 휩싸였었다. 이 대표가 물밑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밀고 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의 과거 ‘윤 전 총장 비토 발언’ ‘유승민 지지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총장 측 일부 인사들은 ‘당 대표 탄핵론’ 등을 언급하며 이 대표를 압박했고, 그 과정에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사이에 갈등의 골이 생겼다. 양측의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앙금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유 전 의원이 ‘이준석-윤석열’ 갈등을 의식해 ‘이준석 불손’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해석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이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는 게 그것이다. 즉, 유 전 의원이 이준석 대표에게 악감정이 없음에도 이 대표와의 '유착설'을 부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준석 불손’ 발언을 했다는 추론이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의 ‘이준석 불손’ 발언은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에게 보였던 반응보다 어떤 면에서는 강도가 더 세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 측은 현재까지 별 무반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만 봐도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사이가 어떠한지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유승민 상호 합의 하에 유 전 의원 발언이 나왔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 부분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유승민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월간조선> 통화에서 유승민 전 의원 발언과 관련 "유 전 의원이 유튜브 방송('매불쇼')에 출연해 가볍게 웃자고 한 말이었다"며 "어떤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정색하며 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당 안팎에서도 유 전 의원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