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의 ‘Crazy in Love’는 미친 사랑의 노래다.

사랑은 미친 듯이 해야 할까. 사랑은 미쳐야 할까. 감성(감정)이 이성을 완전히 무너뜨려야 할까. 정신줄을 놔야 할까. 그런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 물론, 이런 어리석은 질문도 사랑 앞엔 아무 의미가 없다. 노랫말을 보면 어딘가 좀 미쳐 가는 이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넌 나를 미치게 만들고 있어. 

(사랑에 빠져) 날 미친 것처럼 보이게 하지. 

넌 나를 미치게 만들고 있어.

(네 손길이) 날 미친 것처럼 보이게 해.

네 키스는 네가 지금 당장 내게 연락해주길 바라게 만들어.

날 구해주길 바라게 만들어

사랑에 미친 것처럼 보이지 

사랑에 미친 것처럼, 그렇게 보이게 만들어.

네 사랑이 나를 미친 것처럼 만들고, 스스로를 봐도 미친 것처럼 느껴진다는 노랫말이다. 보고 싶은 이에게 당장 연락이 오지 않으면 사람이 미치게 된다. 빨리 연락을 해서 구원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노래 뒷부분은 좀 더 사실적이고 감각적이다. 이렇게 노래한다.

나 자신을 망치고 있지만 자기야, 난 신경 안 써.

네 사랑이 날 휘어잡았으니까.

그리고 자기야, 넌 날 바보로 만들잖아.

네게 푹 빠지게 만들었어, 누가 보든 신경 안 써.

넌 날 미친 것처럼 보이게 만드니까, 내 사랑.

이 노래는 힙합의 거물 제이 지(JAY-Z)가 피처링하는데 당시에도 연인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08년 결혼했다. 이 곡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2003년 비욘세의 정규 1집 《Dangerously In Love》에 실렸다. 라단조와 바장조 음계로 작곡된 R&B와 팝 장르의 노래다. 여기다 흥미롭게도 1970년대 미국 시카고 출신 R&B 밴드 The Chi-Lites의 ‘Are You My Women?’을 샘플링했다. 그랬더니 노래가 탄탄한 사운드에 감각적인 느낌까지 갖추게 됐다. 샘플링은 일종의 모방이지만 향신료와 같다.

이 곡은 미국과 영국에서 ‘넘버 원’ 히트송이 되었고 전 세계에서 탑 10 안에 들 정도의 흥행을 가져왔다. 미국의 음악 매체 《롤링스톤》이 2010년에 선정한 ‘모든 시대를 통틀어 위대한 500곡( the 500 greatest songs of all time)’ 중에서 118위를 차지했다. 2004년 제46회 그래미 어워드(Best R&B Song and Best Rap/Sung Collaboration)를 수상했다. 말이 필요 없는 곡이다.

비욘세의 정규 1집 《Dangerously In Love》(2003)

영문 위키 피디아(또 나무위키)에 따르면, 《L.A. 타임스》의 나탈리 니콜스(Natalie Nichols)가 ‘Crazy in Love’의 가사에 대해 말하길, 낭만적인 강박에 빠진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반면, 비욘세는 이 곡의 가사가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할 때가 많지만,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사랑은 정신줄을 놓아야 하고, 그게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롤링 스톤》의 앤서니 디커티스(Anthony DeCurtis)는 'Crazy in Love'가 에너지의 가마솥처럼 응축되어 있으며, 곡의 가사처럼 이해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감정들에 둘러싸인 비욘세가 굉장히 자유롭고 섹시하게 들린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Crazy in Love" has "such a cauldron of energy," that Beyoncé sounds "loose and sexy," gripped by emotions she "can neither understand nor contr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