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무부는 “동물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 위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민법에 담는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은 법의 적용 대상을 주체인 인간, 객체인 인간이 소유한 물건으로만 구분한다. 이에 동물은 민법 98조 상의 ‘유체물’(형태를 가진 물건)로 간주돼 왔다. 

개정안은 동물에 관한 조항을 새로 만들어 민법 적용 대상을 인간·동물·물건 세 분류로 나누자는 취지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동물은 물건이 아닌 동물 그 자체로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다만 법무부는 민법 98조의2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넣으면서 ‘동물에 대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조항도 함께 넣기로 했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은 “동물은 여전히 권리 객체이기 때문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물건 분류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라며 “동물과 관련한 여러 법개정을 논의하기 앞서 동물이 물건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이 필요해 우선적으로 입법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이 물건으로 분류돼 재산압류 대상에 포함되는 일이다. 2018년 경기도 평택에 사는 A씨는 빚을 갚지 못해 집에서 키우던 잡종견 두 마리를 법원에 압류당했다. 이 개들은 동물 감정사에 의해 각 15만원과 10만원에 가격이 책정돼 팔려나갔다. 법무부는 앞으로 반려동물을 법원의 강제집행 대상에 제외하는 법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물학대 등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강화된다. 정 심의관은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법체계와 물건이 아닌 존재로 보는 법체계에서는 근본적으로 동물학대 등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같긴 어렵다고 본다”며 “처벌 수위도 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