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위장회사를 내세워 아프리카 베냉에 동상을 제작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14일 미국의소리(VOA)는 북한의 동상 수출과 해외 노동, 북한 정권과의 거래는 모두 명백한 대북 제재 위반이지만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가 입수한 자료에는 북한이 서아프리카 베냉에 건설 중인 대형 동상 관련 자료들이 담겼다. 

앞서 VOA는 지난해 9월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가 베냉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높이 30m의 동상을 건립 중이라고 보도했다. 

VOA가 입수한 건축도면 컴퓨터 파일에는 도면 형태 그림과 건설을 담당한 회사, 이를 맡긴 주체 등을 설명한 내용이 나온다.

‘시공주’라고 적힌 항목 바로 아래에는 ‘청룡국제개발회사’고 돼 있다.

VOA는 소식통을 인용해, ‘청룡국제개발회사’는 만수대창작사가 허위로 내세운 회사이며, 실제 동상 제작과 관련된 모든 과정은 만수대 측이 담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면에 등장하는 ‘건설주’ 항목 아래에는 ‘베닌공화국 생활환경 및 지속개발성’이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지속개발’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간다”며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라는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눈가림용으로 포장하는 국제적 사례”라고 했다.

도면 형태의 그림들은 사람 모습을 한 동상을 신체 부위별로 나눈 형태를 하고 있다.

도면 속 그림에는 각각 ‘몸체부분구조’‘우측다리구조 부재조립도’와 같은 구체적 명칭이 적혀 있다. 

북한의 해외 동상 건설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는 2016년 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수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듬해 추가 채택한 결의 2371호에서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해외프로젝트그룹(MOP)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정권과 연계한 사업을 금지한다. 베냉이 북한 국영기업인 만수대창작사와 계약했다면 이는 제재 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