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생들의 군 입대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중국 최대 온라인매체 ≪인민망(人民網)≫과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에 의하면 올 8월 말 현재 108만 명의 중국 대학생이 입대해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하는 등 중국 젊은이들의 인민해방군 입대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수치는 더 많은 대학생들이 국방에 전념하고 국가에 봉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고학력 젊은이들의 입대를 지속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인민해방군은 대학생 모집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올해 모병인원의 최소 70%를 대학생으로 충원하기 바라고 있다. 상하이시는 전체 신병의 약 80%가 대학생이다.
중국에서 대학생은 엘리트 그룹에 속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문인을 우대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던 중국에서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정부의 다양한 우대와 혜택 때문이다. 지난 2009년부터는 대학을 졸업한 후 입대한 젊은이들에게 수업료를 돌려주고 있다. 대졸 후 군대에 들어오면 3000만 원 이상 되는 각종 학자금과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대학원 진학도 용이하다. 예비역 대학생 사병 전형이 별도로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원 입학시험에서 10점 이상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해 보인다.
인민 해방군 신병은 남성은 18~20세, 여성은 18~19세의 나이제한이 있다. 하지만 학사학위를 소지한 사람들은 24살까지 연장된다. 취업이 안 된 경우에는 의무 복무기간 2년 동안 졸업을 미룰 수도 있다. 2년간의 의무를 마친 다음에는 경찰이나 다른 사법부 등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에도 유리하다. 중국은 2001년 9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채용 규정을 개정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여성들의 입대 지원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민대학 군사담당관 주싱화 씨의 말을 인용해 "지원자 5명 중 4명은 여성이다. 이것은 전에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도 인민해방군 여군 장교 출신이다.
대학생들을 모병하러 중국 인민대학 등 각 대학에는 징병관들이 파견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이 군 복무를 함으로써 국가에 봉사할 수 있다"며 애국심을 고취시킨다.
중국인민대학 1학년인 펑위안은 "군 입대를 바랐던 나의 오랜 소원이 징병관들의 홍보에 다시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저는 어린 시절 군인이 되는 꿈을 꾸었습니다. 군 복무를 고려 중이에요"라고 글로벌타임스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러나 군 입대가 모두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군 복무 중 일어나는 폭력과 왕따, 상관들의 뇌물요구, 군부대 시설의 낙후 등은 창대한 포부를 지닌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의욕을 꺾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제대자가 꼬집었다.
그러나 입대 열풍이 이렇듯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신체검사에서 탈락하는 젊은이들이 반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나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한 도시의 경우 전체 지원자 중 56.9%가 탈락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신체검사 지원자 중 17%가 혈액 및 소변검사에서 탈락했으며 46%는 시력 이상, 20%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다고 덧붙였다.
글=주장환 월간조선 뉴스룸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