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장모 구속과 아내 인터뷰로 인해 여권은 물론, 언론까지도 윤석열 전 총장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간의 ‘의혹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서 봉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대응했어야 하는데, 핵심을 짚지 못한 채 오히려 일만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의 입장이다. 장모가 구속된 지난 2일 윤 전 총장은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게 제 소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내 인터뷰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전 총장은 자신이 처해 있는 정치적 위기를 돌파할 구체적 방안을 뚜렷하게 내놓지 않고 있다. 현 시점에서 윤 전 총장의 선택지는 좁을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처가 문제가 본격화한 마당에 국민들이 윤 전 총장의 입장을 액면 그대로 수긍할지도 미지수다.

3일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난다고 한다. 두 사람 회동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윤 전 총장은 입당 가능성은 여러 번 열어놨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진즉 입당했다면 (윤 전 총장이) 지금처럼 속수무책으로 여권에 난타 당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당엔 네거티브 대응만 수년 이상 해온 선수급 인력이 즐비하다”며 “윤 전 총장이 당과 공동운명체만 된다면, 이들은 윤석열을 당연히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윤 전 총장이 ‘여의도 정치’를 불신하다는 얘기가 들려오지만 현실은 현실”이라고도 했다. 

윤석열 전 총장 측근 인사도 “그간 국민의힘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해 입당을 망설였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아닌 듯하다”며 “처가 문제까지 공론화 됐으니 이제는 전문 정치인들의 조력을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또다른 관계자는 “이제 윤 전 총장은 직업 정치인”이라며 “처가 문제는 물론 모든 이슈에 가급적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처럼 원론적인 이야기로는 국민 지지를 끌어내기 힘들다”며 “‘달변’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TV토론에서 맞붙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국민들이 누구에게 후한 점수를 주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