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김기표 전 비서관은 변호사로 활동하던 당시 3개 금융기관에서 총 54억60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소재 상가 2채(65억원5000만원 상당)를 사들이는 데 썼다는 소위 '영끌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부는 실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 투자 건에 대해서는 대출을 제한하는 식의 부동산 규제를 고수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 옆에서 '반부패'를 담당하는 김기표 전 비서관의 경우 부동산 재산의 절반 이상이 금융 채무라는 점 때문에 도의적 차원의 비판을 받았다. 

또 김기표 전 비서관은 2017년에 4900만원 상당의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소재 맹지를 구입했다. 맹지는 도로와 연결돼 있지 않아 접근성, 활용도가 떨어져 사실상 '가치'가 없는 물건이다. 그럼에도 김 전 비서관은 '지인 부탁'에 의해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이 부지는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 중인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 있다.

애초 '문재인 청와대'는 김기표 전 비서관 관련 의혹에 대해 "변호사 시절 투자 행위이며, 맹지 구입 역시 지인 부탁에 따른 것일뿐 지가 상승을 기대한 게 아니다"란 식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돌아서지 않자 김기표 비서관은 임명된 지 약 3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기표 비서관은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게 아니더라도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의 도리와 사회적 책임감을 감안할 때 더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혔다"며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