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로또'로 불리는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서울 서초구 반포동 1-1번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가 17일 분양을 앞두고 '3년 실거주 의무'를 피하게 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양대금이 부족해도 입주 시점에 전세를 놓는 방법으로 잔금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베일리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주변 시세보다 10억원 이상 저렴하게 분양된다. 

13일 시공사 삼성물산은 래미안 원베일리 홈페이지에 '입주자 모집공고 정정 안내문'을 공지했다. 지난 7일 공지된 모집공고 중 '실거주 의무 3년' 조항을 삭제한다는 내용이다. 원베일리 관계자는 "(모집공고를) 승인한 구청의 해석에 따라 최초 모집공고일이 지난해(법 개정 전)여서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지난 2월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은 '2월 19일 이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민간 분양아파트부터 실거주 의무 기간을 부여한다'고 돼 있다. 기간은 3년이다. 그런데 원베일리는 이미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에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했다. 조합과 시공사가 이 날짜를 혼동하면서 지난 7일에 잘못된 모집공고를 냈고 13일 이를 수정한 것이다.

원베일리 분양가는 3.3㎡(평)당 평균 5653만원으로 역대 아파트 일반 분양가 중 가장 높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최소 1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다 실거주 의무가 없다면 입주시점 전세를 주고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어 분양대금에서 전세금을 뺀 자금만 마련해도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원베일리 전용 59㎡ 분양가는 12억9500만~14억2500만원인데, 이곳과 인접한 아크로리버파크의 같은 면적 아파트 전세 시세는 16억~17억원 선이다. 원베일리의 전세가가 분양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실수'가 알려지면서 그동안 자금을 100% 자력으로 마련하지 않는 이상 분양신청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대거 청약에 몰려들 전망이다. 현재 분양가격이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고 15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방법이 가능하다면 적은 자금으로도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전용면적 46~234㎡ 총 2990가구 규모의 단지다. 이 중 전용면적 46~74㎡ 22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면적별로 ▲46㎡A 2가구 ▲59㎡A 112가구 ▲59㎡B 85가구 ▲74㎡A 8가구 ▲74㎡B 6가구 ▲74㎡C 11가구로 구성된다.

원베일리는 강남권에서도 최고의 입지로 불린다. 한강을 바라보는 입지에 서울지하철 3·7·9호선 트리플 역세권인 고속터미널역과 인접해 교통여건이 매우 우수하다. 또 지방 접근성이 우수한 고속터미널이 바로 옆이어서 시내버스 노선도 30여개이며, 경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를 비롯해 반포대교, 동작대교를 통한 강변북로 진입이 수월해 서울 도심 접근성이 좋다. 

삼성물산은 지난 7일 원베일리 사이버 견본주택을 공개했고 1순위 청약은 오는 17일 진행한다. 그동안 실거주 의무 때문에 현금 자산가만 가능한 '황제 분양'으로 불렸지만, 실거주 의무가 삭제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경쟁율이 치솟을 전망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