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한길사)  출간을 앞두고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고록은 6월 1일 출간되지만 이미 선주문으로 1만5000부 이상이 팔렸으며 출판사측은 8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370쪽 분량의 회고록은 법무부장관 지명 이후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소회와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주요 내용으로, 특히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조 전 장관은 서문에서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 내려가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꾹 참고 써야 했다"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수구보수 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였다"며 "사표를 내기 전에도 자신을 검찰총장으로만 인식하고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윤 전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곧 죽을 권력이라 판단하고 자신이 지휘하는 고강도 표적수사를 통해 압박해 들어갔다"며 그러면서 "대통령 2명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은 조국 수사와 검찰개혁 공방이 계속되는 어느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청와대 개입 의혹이 불거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울산사건 공소장에는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총 35회 등장한다"며 "공소장에 드러난 수사·기소의 의도와 목적은 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청와대 관계자를 기소한 것은 4·15 총선에서 보수야당이 승리하면 국회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밑자락을 깔아준 것"라고 주장했다.

또 윤 전 총장이 임명된 후 한동훈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을 요구했다고도 폭로했다. 조 전 장관은 "나는 이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며 "만에 하나라도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동훈은 당시 가지 못했던 자리 또는 그 이상의 자리로 가게 되리라"라고 했다.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꾸린 직후 시작된 언론과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저주의 굿판이 벌어지는 느낌이었다"고 술회했다. 자신과 가족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장관 낙마를 목적으로 한 '표적 수사'였다는 주장도 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