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訪美) 성과를 ‘최고의 순방’‘최고의 회담’이라고 평가한 것을 두고 북한 외교관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갑·사진)은 27일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이에 우리가 모르는 ‘모종의 합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의원은 “정상회담 시작 전만 해도 문 대통령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회담 후에는 얼굴이 ‘확 폈다’”면서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연출한 각본대로 임하는 조연이었고 ‘별다른 변수’가 없었다면, 회담 후 표정이 갑자기 좋아질 리 없다. 문 대통령은 회담 후 본인이 이 회담의 주연이라는 것을 확신했기에 방미 결과를 ‘최고’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공개된 방미 성과와 (대미) 44조원 투자는 아무리 보아도 대칭이 잘 맞지 않는다. 나는 두 정상이 크랩 케이크를 먹는 37분의 단독 오찬 일정 중 바이든 대통령의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불쑥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종의 부탁’을 했고 44조원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흔쾌히 동의하는 상상을 해봤다”고 했다.

태 의원은 이 ‘모종의 부탁’을 남북대화 재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여야 5당 대표와 면담 중 방미성과를 비판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의 팔을 ‘툭툭’ 쳤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본인이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대해 비판하니 대통령이 ‘그만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하지만 태 의원은 “나는 대통령이 김 대표의 팔을 툭툭 치는 것을 다르게 분석했다”며 “대통령이 원내대표의 팔을 친 것은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훨씬 더 큰 것을 바이든에게 받아냈다. 한번 지켜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걱정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팔을 쳤다는 것이다.

그는 “문 대통령의 방미 결과가 발표된 지 5일이 지났지만, 북한 김정은이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고 했다. 

태 의원은 “방미 성과의 핵심은 ‘새로운 남북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일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정은에게 안겨줄 ‘선물 보따리’에 바이든 대통령이 동의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선물 보따리’에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백신 제공,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대북제재에서 남북협력 면제조항 신설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들어가 있다고 점쳐 볼 수 있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와 화해,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이 아닌 대선용‘쇼’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44조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지불된다면, 그 비용이 너무 크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