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2년 10월 14일 동아일보에 실린 ‘제3회 전 조선 야구대회 학생전’ 기사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安益泰·1906~1965) 선생이 학창시절 야구부의 4번 타자였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야구 평론가 홍순일이 쓴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도 야구선수였다>(2011년 10월)는 글에 이어 역사학자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가 <숭실중 4번 타자 안익태는 누구인가?>라는 역사 에세이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단순한 주장이나 의견이 아니라 증언과 기록을 근거로 글이 쓰여졌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김형석 교수에 따르면 ‘야구선수 안익태’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安益泰·1906~1965) 선생
안익태가 일본 세이소쿠중학교에 유학한 기간으로 알려진 1922년 9월부터 1923년 10월 사이에 안익태가 국내에서 활동한 기사가 《동아일보》에 3차례나 소개되었다.
제3회 전 조선 야구대회 학생전에는 서울의 경신고보·중앙고보·배재고보·휘문고보, 개성 송도고보, 대구 계성고보, 정주 오산중학, 평양 숭실중학 등 8개교가 출전하였다. 이때 숭실중은 예선에서 경신고보를 10:6으로 물리친 후 다시 준결승에서 대구 계성고보를 8:4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당시 안익태는 2루수였고 4번 타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결승에서 배재고보에 2:5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동아일보》는 <학생전의 계관은 배재 학생팀의 머리 우에, 최후까지 침착한 숭실 군>(1922년 10월 18일자 3면)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는 1922년 10월 18일자 3면에 <학생전의 계관은 배재 학생팀의 머리 우에, 최후까지 침착한 숭실 군>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또 그해 10월 6일자에는 “평양 숭실중학교 동창회에서는 9월 23일 하오 8시 동교 상층(上層)에서 동회 창립 1주년 기념식을 거행하였는데 회장 최원택 씨 사식(司式) 하에 안익태(安益泰) 군의 바이오린 연주가 있었다”는 기사가 게재되었다.
이와 함께 이듬해 1923년 7월 21일자에는 7월 16일부터 29일까지 평양 숭중 전도대가 평남 각지를 순회하였는데, 학사로 안익태, 김효근, 임증식, 방원모, 이경호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리고 1923년 10월 27일자에는 승실중학 동창 기념음악회에 피아노 연주자 현제명과 함께 바이올린 만도린 합주자로 안익태와 태석잔의 이름이 등장한다.
안익태가 1924년 3월에 숭실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일본으로 유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1918년 숭실중학교에 입학한 안익태는 1922년 3학년생으로 전 조선야구대회에 출전하고, 1923년에는 4학년으로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숭실중학교 순회 전도대에 참여하였으며, 10월에는 동창회 주최 기념음악회에서 연주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안익태가 세이소쿠중학교에 1921년 4월에 입학해 1926년 3월에 졸업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숭실중에 활동한 것으로 여겨지는 기간은 1922년 여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1년 남짓한 기간이다. 따라서 일본으로 유학한 안익태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휴학하고 1년여를 고국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김형석 교수의 주장이다.
“추측건대 안익태의 일본 유학기간 중에 부친이 사망했는데 이 시기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안익태는 당연히 귀국했을 것이고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모교인 숭실중에서 활동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또 안익태가 3.1 운동 직후 숭실중에서 퇴학 처분을 받고 학적은 없어졌지만 모우리 교장이 숭실관현악단의 악적부에 이름을 유지시켜 이후 안익태의 유학과 음악활동에 도움을 주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귀국한 안익태는 모우리 교장의 도움으로 숭실중에서 음악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 연장선상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또 안익태의 조카, 다시 말해 안익태의 막내 동생 안익범씨의 장남 안경용(71)씨는 ‘야구선수 안익태’에 대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안익태의 셋째 형 안익조의 존재를 근거로 설명했다. 안익조는 안익태와는 세 살 차이의 바로 위의 형으로 음악과 체육에 모두 재능을 갖춘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야구 선수로도 활동했고, 만돌린 연주가 수준급이었으며, 테너로서 음반도 출반했는데 동경제대 의과를 졸업하고 출전했다. 안경용은 “집안에서 안익조와 안익태 뿐만 아니라, 아버지 형제들이 모두 음악과 체육에 재능이 뛰어났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김형석 교수의 블로그에 실린 ‘숭실중 4번 타자 안익태는 누구인가?’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