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訪美)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함께 워싱턴DC에서 열리는 6·25전쟁 전사자 ‘추모의벽’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추모의벽은 지난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2022년까지 추모의벽을 건립하겠다’고 밝힌 후 공식화했다. 

추모의벽 건립사업은 미국의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과 한국 교민이 공동 발의해 2016년 설치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시작됐다. 사업은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둘레 50m, 높이 1m의 원형 화강암벽을 설치해 한국전에 참전해 전사한 미군 3만6000명과 미군에 배속돼 함께 싸우다 전사한 카투사 8000명 등 약 4만4000명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

전사자의 이름은 알파벳 순으로 새겨진다. 가장 첫 줄에는 존 애런 주니어(John Aaron Jr.) 육군 이등병이 자리한다. 그는 1950년 7월 27일 하동 전투 때 300여명 미군과 함께 사망했다. 당시 22세였다.

추모의벽 건립재단에 따르면 ‘추모의벽’ 건립 예산은 2500만 달러, 한화로 약 280억 원이다. 미연방 기념사업법은 건립에 드는 총사업비 중 85%를 사전 모금해야 건축 허가를 한다.

이에 한국에선 재향군인회(향군‧회장 김진호)가 앞장서 모금 운동을 벌였다. 향군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0개월 동안 모금을 했다. 89개 단체, 22개 기업, 2만8577명이 참여해 목표의 6배인 6억3000만원을 모았다.

군에서는 합참의장을 비롯해 각 군의 많은 간부가 성금에 참여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는 계룡대 간부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받은 강연료 전액을 기탁했다. 

체조선수 신수지씨, 향군 홍보대사인 뽀빠이 이상용씨도 참여했다. 텍사스 미군예비역단체인 해외참전용사회(VWF)도 모금 운동 소식을 전해 듣고 1만 달러를 기탁했다.

한국 정부는 향군을 비롯한 민간단체 모금액 62만5000달러를 제외한 설계비 168만 달러 등 총공사비 2200만달러를 올해 3월 미국으로 보냈다. 지난 3월 15일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공식 기공식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5월 21일(현지 시각)에 열린다. 

향군에 따르면, 준공식은 2022년 7월 27일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나 문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 4월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