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 LH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던 시민들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공사 소속 2년차 직원이 해임 징계 처분을 받았다. 

LH 감사실은 지난해 LH 입사 후 현재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 공공정비사업처 소속인 사원 A씨를 상대로 내부 감사를 한 결과 인사관리처에 해임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LH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그 수준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LH 감사실은 처분요구서에서 “공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사와 직원들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에 대해 일벌백계로 다스릴 계획으로, 무분별한 익명 게시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안내를 수차례 했다”며 “그런데 A씨는 불특정 다수가 모인 오픈채팅방에 ‘저희 본부엔 동자동 재개발 반대시위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들림, 개꿀’이라는 서울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에 대한 조롱성 글을 게시함으로써 공사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LH 감사실은 소위 ‘개꿀 발언’을 한 직원에게 3월 12일까지 자진신고 할 것을 권고했지만, 당사자는 이를 듣지 않았고, 내부 감사 과정에서 자신이 그런 채팅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폰에서 대화방 내역을 지우고 카카오톡 앱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감사실은 “A씨는 증거 자료를 제시하기 전까지 본인이 한 발언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등 관련 행위를 은폐하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씨는 자신의 행각인 것으로 드러난 뒤에도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고, 순전히 높이가 높아 안 들렸고 저층에 계신 사람들이 불편하겠다”라는 생각에 관련 글을 게시한 것이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LH 감사실은 ▲그릇된 언행을 하여 국민적 질타와 공분을 사는 등 공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된 점 ▲일반적인 사회 통념상 공사 직원에게 기대되는 품위 유지 의무에 반한 점▲사건 채팅방의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조사 과정에서 허위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계속하여 은폐를 시도한 점 ▲조사 과정에서 반성이나 뉘우침 보다는 징계의 수위나 신상 노출을 더욱 염려한 점 등을 이유로 “A씨 행위는 취업규칙 제3조(신의성실)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48조 제1항(해임)의 사유에 해당된다”며 인사관리처에 A씨를 해임 처분해달라고 요구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