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기 시작 일주일 전 '오픈하우스'가 열린다. 부모와 학생들은 담임 교사를 미리 만나고 인사 후, 다같이 바베큐 파티를 즐긴다. 학교의 큰 행사 중 하나다
지역방송에서 ‘백투스쿨(Back to School)’ 광고가 나오기 시작하면 부모들이 이제야 비로소 긴 여름방학이 끝남을 실감한다.
TV에서 광고를 하는 이유는 신학기에 필요한 준비물을 자신들의 상점에서 사라는 홍보를 하기 위해서다. 각 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각 학 년별로 준비해야 할 1년치 준비물을 올려놓는다. 연필 48자루, 색연필 48색 이상, 물티슈 한 통, 풀 2개, 바인더 3개, A4 복사 용지 한 통, 필통 한 개 등이다.
학생들이 이 물품을 학교로 가져가면 반 학생들은 이것을 함께 쓴다. 준비물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30달러 내외다. 큰 돈은 아니지만 부모로서는 꼭 지불해야 할 비용이기에 상점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신학기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 두 달 반 넘게 꼭 잠겨있던 교문이 활짝 열린다. ‘오픈하우스데이(open house day)’다.
필자의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경우 오후 4시~6시까지 문을 열었다. 이날 부모들은 자녀들이 몇 반에 배정됐는지, 담임 교사가 누군인지, 같은 반 친구들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자신의 소속을 알게 된 아이들은 앞다퉈 교실로 뛰어간다. 담임 교사는 아이들의 이름표를 책상에 붙이고, 교실 새 단장을 마친 채 학부모와 아이들을 기다린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올해 잘 지내보자”는 덕담을 나눈다.
미국은 담임 교사가 학생들의 자리를 정한다. 우리나라처럼 일렬로 배치를 해도 되고 엇갈리게 배치해도 상관없다. 담임 교사 재량이다. 통상 ‘ㄷ자’ 형태를 제일 선호한다. 물론 책상 배열은 매 달 또는 매 쿼터 별로 바뀐다. 참고로 교실별 책상 배치가 다 달라서 각 반을 돌면서 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학교 앞 마당과 강당에서는 학부모 모임에서 준비한 바베큐 파티가 한창 진행된다. 아이들은 바베큐 핫도그를 먹다가 교실로 뛰어가 담임 교사와 얘기를 나누고, 여름 방학 내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교사들 역시 학부모들과 하나가 되어 '백 투 스쿨' 바베큐 파티를 신나게 즐긴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거리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글=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