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될지 모르는 갈림길에 서 있다. 감염 사례가 많은 시설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현장 점검을 강화할 것이다.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하고 위반이 다수에서 발생하는 경우 해당 업종에 집합 금지를 실시하거나 운영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도 실행할 것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한 이야기다. 

권 장관은 국민에게 방역수칙 준수, 모임 가지지 않기, 예방 접종 대상자의 적극적인 접종 참여 등 세 가지를 호소했다. 

결론적으로 국민이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지 않아 코로나 4차 유행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실제 권 장관은 담화문 말미에 "다시 지난겨울과 같은 유행으로 접어들지 코로나를 이겨내는 길로 접어들지는 국민 여러분의 참여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모두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일부 국민만의 책임일까. 

문재인 정부의 백신 조기 확보 실패는 코로나가 유행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백신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고, 안전성과 효과성 우려 때문에 외국의 접종 동향을 보고 백신 도입을 탄력적으로 결정할 거라던 정부는 백신접종률 '세계 100위권'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데도 방역수칙을 어긴 국민 때문에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될 것 같다? 

방역수칙을 어긴 국민은 왜 그랬을까. 왜 긴장감이 풀어졌을까. 

여당의 상임선대위원장이 '쪼개기 식사'로 인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의혹을 받고, 소셜미디어 활동을 즐기는 여당의 여성 국회의원은 방역수칙을 위반한 인증샷을 올린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은 7명이 모였는데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 위반 과태료는 이용자 1인당 최대 10만원, 시설 운영·관리자 최대 300만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 탓만 할 수 있을까. 

코로나 초기 중국발 바이러스를 봉쇄하지 않은 정부가 원성을 피해 갈 수 있었던 것은 마스크 배급의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생명줄처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준 질서 정연한 국민 덕분이다. 그런 성실한 국민 덕에 코로나 종식에 대해 느슨해진 정부는 K방역이라며 자랑했다. 이것이야말로 잘되면 정부 탓 안되면 국민 탓 아닐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