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한겨레신문 H모 기자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유세 차량에 올랐던 20대들을 겨냥해 "얘네들, 얼굴 잘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오면 반드시 떨어뜨리세요. 건실한 회사도 망하게 할 애들"이라고 썼다가 비판이 이어지자 해당 글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H 기자는 지난 3일 소셜미디어에 인터넷 매체 '뉴스1' <분노한 2030 "경험치가 낮아? 그래서 文 찍었고 후회해">라는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역사적 경험치가 낮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오세훈 후보 유세에서 마이크를 잡은 20~30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뉴스1' 취재에 응한 이들 모두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H 기자는 '뉴스1' 기사를 공유하며 쓴 글에서 "얘들아 문재인 찍은 거 후회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마음 갖고 오세훈 유세 차량에 오르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거야"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영상에 등장한 바보 20대들아"라고 썼다. 그러면서 "얘네들, 얼굴 잘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오면 반드시 떨어뜨리세요. 건실한 회사도 망하게 할 애들입니다"라고 했다. 

당시 오세훈 후보 유세 차량에 오른 한 청년은 H 기자의 이 글에 댓글을 달았다. 이 청년은 "이렇게 청년들 영상 공유하며 뭐라 하시는 거 어른으로서 할 행동은 아닌 거 같다"며 "바보라고 하셨는데 언어 선택을 그런 식으로 하시는 거 보니까 그쪽이 어떤 어른인지 알 거 같습니다"라고 H 기자를 비판했다.

야당도 H 기자를 비판하고 나섰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전직 한겨레 기자라는 분의 글이 화제네요. ‘오세훈 후보 유세차에 올라 연설한 20대들은 바보다, 얼굴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오면 떨어뜨려라’는 내용입니다"라고 쓴 뒤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많은 분들이 이 기자분의 ‘20대 바보들 앞길을 막자’는 선동질, 며칠 전 야당 지지 젊은이들을 돌대가리라 부른 시인을 보고 어이없어 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희망을 앗는 세상을 만들어놓고, 기성세대로서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는 부끄러움입니다... (중략) ‘젊은이들 취업을 막을 힘이 우리 세대에게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저열함, 젊은 타인을 바보라 인증할 정도로 자신들은 현명하다는 오만함’에는 아득해집니다. ‘좋은 세월에 일찍 태어나 좋은 일자리 잡고 이름을 만든 것, 그것도 권력이라고 손에 쥔 거 없이 막막해하는 젊은이들에게 협박질이냐’고 따지고 싶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H 기자는 4일 "오세훈 유세차 오른 20대 청년들 관련해 쓴 제 글은 비공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H 기자는 " 처음에는 이 청년들에게 화도 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해당 청년들이 필요 이상의 사회적 비난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저역시 마음이 괴로워졌다. 이미 제 뜻은 사회에 전할 만큼 전했고, 이 청년들이 부디 오세훈에 대해 (시간이 매우 오래걸리겠지만) 스스로 깨닫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