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일어난 구미 3세 여아(보람이) 사망사건과 관련, 수사중인 경찰이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보람이의 친모 석모씨(48세)가 보람이를 자신의 딸 김모(22)씨가 비슷한 시기에 낳은 딸과 바꿔치기했다고 수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이날 공개된 아이 사진(위 사진)을 근거로 "수사당국은 출산과 신생아에 대한 지식이 지나치게 부족하다", "김씨와 석씨 가족이 명백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경찰이 이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대세다. 

앞서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 26일 "친모 석씨가 구미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채혈 검사 전에 숨진 아이(석씨의 아이)와 사라진 아이(김씨의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밝혔다. 

근거는 첫째 김씨가 아이를 낳은 병원에서 확인한 아이의 혈액형이 부모의 혈액형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었다는 것, 둘째 병원에서 아이의 신생아 표식 발찌가 분리돼있었다는 것이다.  분만실에서 착용하는 신생아 표식 발찌는 퇴원직전 의료진이 제거하며 그 전에는 누군가 고의로 절단하지 않는 이상 신생아 몸에서 분리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후 수사는 '아이 바꿔치기'에 따라 진행되는 듯 했지만, 사건의 국면은 김씨측이 병원에서 찍은 아이의 사진(사진)을 공개하면서 반전됐다. 발찌는 분리돼있을 뿐 고의로 잘라낸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씨와 그의 모친 석씨 등 가족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18년 3월 30일 병원에서 여아를 출산 후 간호사 및 가족 등의 도움을 받아 휴대폰으로 아기 모습을 촬영했다며 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실제론 인식표는 절단되거나 훼손되지 않았고, 다만 아이 발에 채워지지 않은 채 곁에 놓여 있었다"며 "누군가 인위로 발찌를 훼손한 흔적이 전혀 없다. 당시 기억으로 (아이와 인식표가 분리돼 찍힌) 사진은 단순히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더 큰 논란을 가져왔다. 사진의 아이는 피부색과 병원에서 아이를 다루는 방식, 하체의 특성 등으로 신생아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분석이다.  태어난지 1~2일 된 신생아는보통 피부색이 붉은 기를 띠고 있다. 또 신생아는 병원 퇴원 전까지는 속싸개로 전신을 싸놓는 것이 일반적이며 부모가 아이를 만나거나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또 신생아는 엄마 뱃속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나온지 얼마 안된 만큼 팔다리가 가늘다. 사진의 아이는 이 세 가지 특성과 모두 반대다.  

대형 온라인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저 사진은 절대 신생아가 아니고 최소 백일 이상 된 아기", "병원에서 신생아를 속싸개 없이 풀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경우는 없다", "4kg넘는 아이를 낳았지만 낳은지 몇십시간도 안된 상태에서 발찌 크기에 비해 키가 지나치게 큰 것은 물론이고 저렇게 튼실한 하체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 "김씨와 석씨 등 가족이 짜고 경찰을 속이고 있는 것 아니냐", "누가봐도 신생아가 아닌데 대체 경찰이 어떻게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 해당 사진은 명백하게 신생아가 아니라 바꿔치기한 아이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출생 1~2일내의 혈액형 검사는 정확하지 않다는 의학계의 의견이 나오면서 경찰의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해당 산부인과 내 신생아 10여명의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제공하고 바꿔치기 여부 판독을 요청했지만, 국과수는 29일  '판독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경찰은 바꿔치기의 증거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