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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한국이 이란전 앞두고 빠져나와야 할 5가지 착각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이란전, 31일 밤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려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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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지표로는 질 확률 65%비기기만 해도 선전
⊙한국의 해외파 중 정상적인 선수는 구자철뿐
⊙한국의 약한 멘탈, 이란의 심리전에 당할 가능성 높다
⊙이동국-염기훈은 그냥 노장일뿐만화 같은 상황 기대할 수 없다
⊙의외로 중국이 우즈벡 잡아줄 수도
2017년 8월 29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한국과 이란이 31일 밤 9시 서울시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벌인다. 이란은 이 경기 전까지 6승2무(승점 20)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이며 한국은 4승1무3패(승점 13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점)에 간발의 차이로 쫓기고 있다. 만일 31일 경기에서 한국이 이란에 지고 같은 날 중국에서 벌어지는 우즈벡과 조(組) 최하위인 중국(1승3무4패·승점 6)전에서 우즈벡이 이기면 한국은 3위로 내려앉게돼 본선진출이 좌절될 위기를 맞게 된다.
 
이란전을 앞두고 미디어에 ‘사활건 라이벌 전(戰)’ ‘안방 복수’ 같은 말이 등장하고 있다. 내가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우리 미디어들의 말도 안되는 기사 때문이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바라는 애국심(愛國心)을 탓할 순 없지만 그래서 객관성은 유지해야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31일 한국이 이란에게 패할 확률이 65%, 비길 확률이 30%, 이길 확률은 5%정도라고 본다. 이는 곧 지는게 당연한 것이며 비기면 대단한 선전(善戰)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기면 거의 기적(奇跡)에 가까운 결과라는 것이다.
 
왜 그런지 몇가지 사안을 짚어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한국은 엄밀한 의미에서 이란과 라이벌이 아니다. 라이벌이란 말 그대로 대등한 맞수라는 뜻인데 한국은 이란과 엇비슷한 수준이 결코 아니다. 먼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을 보면 한국은 49위, 이란은 24위다.
 
FIFA랭킹이란 대표팀 A매치 성적을 누적한 것으로, 그 나라 축구의 수준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즉 한국은 전교 100명 가운데 49위, 이란은 24위라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라이벌이 될 수 있는가.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은 이란에 9승7무13패로 열세다. 이게 과연 대등한 수치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둘째 한국은 ‘해외파 환상(幻想)’에 빠져있다. 즉 한국의 해외파 선수들이 이란보다 능력이 낫기 때문에 이란보다 전력이 앞선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의 해외파 가운데 실제로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는 손흥민(영국 토트넘) 정도다. 최근 권창훈(프랑스 디종)-황희찬(오스트리아 레드볼 잘츠부르크)정도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손흥민은 팔 부상으로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고작 뛰어야 교체멤버로 나설 수준이다. 황희찬 역시 오른쪽 무릎이 안좋아 경기에 나설지 불분명하다.
 
‘영원한 캡틴’이라고 추앙받는 기성용은 사실 과대포장된 대표적인 선수다. 우리 미디어들은 그를 영국 프리미어 리그 리버풀의 전설로 불리는 스티븐 제라드처럼 보고 있지만 영국인들이나 제라드가 이 사실을 알면 기겁을 한 것이다. 게다가 기성용은 지금 부상으로 주전도 아니다. 손흥민-기성용-황희찬-권창훈을 제외하면 그나마 기대를 걸만한 선수는 구자철(독일 아우크스 부르크)정도다. 만일 구자철이 이란전에서 부진하다면 한국은 기대를 걸어볼 선수가 전무한 실정이다.
 
셋째 한국은 멘탈이 약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남일이나 안정환 같은 옛 스타들이 후배들을 향해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다”는 투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지금 대표선수들이 속되게 말해 ‘허세(虛勢)에 쩔어있다’는 말과 그다지 틀리지않을 것이다.
 
즉 실력에 비해 돈과 명예를 손쉽게 얻다보니 자신들이 진짜로 유럽 일류 리그의 스타들과 비슷하다는 착각에 빠져있으며, 그러다보니 팀웍보다는 개인 성적에 치중하게 된다. 이러니 그간 한국 축구의 상징이었던 투지(鬪志)를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조직력이 생명인 수비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게되는 것이다.
 
약한 정신력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잘나갈 때는 모르지만 위기를 맞으면, 예를 들어 선제골을 허용하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허둥대다 자멸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런 예를 지금까지 숱하게 봐왔다. 만일 31일의 이란 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한다면 한국은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넷째 한국은 심리전에도 약하다. 이란 감독은 우리 입장에선 얄밉기 그지없으나 이란쪽 입장에서 본다면 대단한 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을 높였다 내렸다 정신없이 만들어 한국 스스로 부글부글 끓다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 수 없도록 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본선 진출이 지상 과제인 상황에서 ‘매너’ ‘예절’ 운운하는 팬들은 없으리라고 본다.
 
다섯째 한국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이동국-염기훈 같은 노장들을 불렀다. 오죽 급했으면 나이 사십이 다된 이동국까지 태극마크를 달았을까마는 그리 큰 기대는 하지않는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이동국의 실력은 지금도 출중하지만 객관적으로 말해 그는 전성기를 지난 선수다. 만일 ‘한방’을 터트려준다면 그것은 축구의 신(神)이 월드컵 때마다 번번히 좌절했던 이동국의 삶에 한자락 은총을 뿌린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뜻인가? 객관적 자료는 없지만 오랫동안 승부의 세계를 지켜본 감(感)으로는 한국이 이란과 비기고, 중국이 의외로 우즈벡을 잡아주지않을까 싶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그냥 단순한 느낌일 뿐이다. 중국은 비록 최하위지만 자기들 국력에 걸맞지않는 성적에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비록 본선은 가지 못할망정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게다가 홈에서 경기를 벌이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글=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입력 : 2017.08.30

조회 : 2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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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갑식 ‘세상읽기’

gsmoon@chosun.com 1988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편집부-스포츠부-사회부-정치부를 거쳐 논설위원-기획취재부장-스포츠부장-선임기자를 역임했다. 현재 월간조선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기자 당시 중국민항기 김해공항 추락-삼풍백화점 참사-씨랜드 화재-대구지하철화재 등 대형사건의 현장을 누볐다. 이라크전쟁-아프가니스탄전쟁을 취재했으며 동일본 대지진때 한국기자로선 처음 현장에서 들어가기도 했다. '문갑식의 하드보일드' '문갑식의 세상읽기' '문갑식이 간다'같은 고정코너를 맡고 있다.
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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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승 (2017-09-02)

    대단하신 식견이십니다...김세윤 전국가대표 전력 분석관께서 높여 주시네요^^

  • 윤영삼 (2017-08-30)

    기성용 선수에 대한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객관적으로 분석하려 애쓰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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