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입’ 노릇을 했던,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씨가 자신에게 비례대표 의원직을 물려준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결정’을 칭송하고 나섰다. 

김의겸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직을 내던진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아직도 김진애라는 통의 테두리를 만져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진애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김의겸씨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단일화’는 깎아내렸다. 김씨는 “두 사람은 만나서 호기롭게 맥주를 들이켰다고 하지만, 여전히 샅바싸움이고 신경전”이라며 “여권의 단일화가 통 이상의 크기라면, 야권의 단일화는 맥주잔보다 작은 게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김의겸씨는 이어서 “ “안철수, 오세훈 양쪽은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도 다툼을 벌이고 있다”면서 “김진애-박영선 단일화와 오세훈-안철수 단일화는 ‘여 대 여’와 ‘남 대 남’의 차이뿐만 아니라, 배포와 기량의 차이도 볼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흑석 선생’이라고 조롱받기도 하는 김의겸씨는 청와대 대변인 시절인 2018년 7월,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관사에 머물며 기존 거주지 전세보증금 4억8000만원 은행 빚 10억원 친척 돈 1억원 등을 끌어모아서 재개발 지역인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소재 ‘흑석 뉴타운 9구역’의 상가건물을 사들였다. 그의 동생도 비슷한 시기 흑석동 소재 재개발 건물을 매입했다.  

‘한겨레’ 선임기자 시절인 2011년 3월 당시 ‘왜 아직도 박정희인가?’란 칼럼에서 “난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값이 몇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고”라며 불만을 토로했던 김의겸씨는 그 ‘한(恨)’을 풀려는 듯 막대한 이자비용을 감수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김씨는 청와대 대변인직을 그만뒀다.    

일각에서는 김의겸씨의 행각에 대해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 “은행 대출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 “관사에 살며 재테크를 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가 건물을 보유했다. 그러던 중 2019년 12월, 해당 건물을 34억5000만원에 팔았다. 그가 거둔 차익은 총 8억8000만원, 세후 차익은 6억8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상가 건물을 ‘정리’한 김씨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시도하다가 ‘열린민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후보 4번으로 이름을 올렸다. 총선 결과 열린민주당이 차지한 비례대표 의석은 3석에 불과해 그는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는데, 하필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 임직원의 ‘조직적 투기 의혹’이 불거진 시점에 ‘흑석 선생’이 국회에 들어가게 됐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