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근소하지만, 야권 단일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YTN·TBS'의 의뢰로 지난 2월 10일 발표한 조사에서 박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는 가정하에서도 38.9% 대 36.3%로 앞섰다. 

그런데 3월 들어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SBS' 의뢰로 넥스트인터랙티브리서치가 지난 3월 5일 18세 이상 서울시민 819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는 경우 39.4%의 지지율을 얻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39.1%)를 0.3%포인트 차로 앞섰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에는 박 후보가 38.3%, 오 후보가 36.6%로 조사됐다. 모두 오차범위 내 격차로 접전 세를 보였다.

8일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 지난 5~6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범여권 단일후보 박영선과 범야권 단일후보 안철수 양자 대결에서 국민의당 안 후보가 47.3%로 박 후보(39.8%)를 오차범위(±3.1%) 밖인 7.5%p(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여권 단일후보 박영선과 범야권 단일후보 오세훈 양자 대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5.3%를 얻어 오차 범위 내에서 박 후보(41.6%)보다 3.7%p 앞섰다. 

오차범위 내에서긴 하지만 오세훈,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보수 단일후보가 돼도 박 후보에게 앞선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 후보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지지율을 깎아 먹을 수 있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자신과 직접 연관 없는 곳에서 터진 악재다.  애꿎게 보는 피해도 있는 셈이다.   

첫째 LH 직원들, 광명 시흥 신도시 발표 전 100억대 사전투기 의혹이다. 

‘부동산 폭등’에 ‘부동산 투기’가 더해지며 ‘부동산 분노’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던 부동산 문제가 이 사건들을 통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 사건은 변창흠 장관이 땅 투기 의혹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더욱 커졌다. 

둘째 박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나설 예정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의 발언이다. 

김 후보는 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어떻게 한 인간이 완전무결할 수 있나”라며 “왜 박 전 시장이 언론의 무차별한 선정성의 먹잇감이 돼야 하느냐”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 시장 9년의 서울시정의 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며 "사람의 가치를 서울시정에 뿌리내리고, 복지와 문화, 환경과 역사복원에 남긴 박 시장의 족적은 눈부시다”고 했다. 

그는 "선정성을 악용하는 언론과 정치권이 가하는 인신공격이 무서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우리 사회에 언론개혁, 검찰개혁, 정치개혁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도 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 전 시장 때문에 치러지는 것이다. 

셋째 자신의 입으로 고민정 의원을 임명한 것이다. 고 의원은 “저에게 대변인의 시작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였고, 그는 우리의 자랑스런 대통령이 되셨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엔 그녀의 입이 되려 한다”며 “다른 사람을 설득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박영선이고, 그녀를 우리의 자랑스런 서울시장으로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고 의원은 친문 지지자들에게는 큰 지지를 받지만, 중도층도 같은 시각일지는 미지수다. 

고 의원은 1996년 성동구에서 분리된 뒤 보수당이 승리를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반대로 민주당 간판이면 누가 나가도 당선될 만한 알짜 지역구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신승을 거뒀다. 

이것만 봐도 중도층이 고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이번 선거 승패의 키는 중도층이 쥐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