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의 "행복한 사람" : 월간조선

2015년 故 조동진. 사진=조선일보DB

과작(寡作)의 음유시인,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부로 알려진 가수 조동진(趙東振·1947년 9월 3일생)이 지난 8월 28일 오전 3시 43분 70세의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다. 사인은 방광암.

서울음반에서 재발매된 《조동진1집》(1986년)

고인은 아버지(영화감독 조긍하)의 영향으로 가인의 길로 들어섰고, 1966년 미8군 록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록 밴드 ‘쉐그린’, 그리고 ‘동방의 빛’의 리드 기타리스트와 작곡 활동을 빼면, 솔로 데뷔 이전에 가수로서 그가 활동한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참조 《행복한사람 / 불꽃》 리뷰, 한국대중가요연구소)

1972년 데뷔한 후 7년 만인 1979년 《행복한 사람》을 타이틀로 1집 음반을 냈는데, 이 음반에는 "작은 배", "행복한 사람", "나뭇잎 사이로" 등 지금은 전설이 된 서정적인 곡들이 많았다. “단순해 보이지만 소화하기 쉽지 않은” 곡으로 당시로선 드물게 30만 장이 넘게 팔렸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신인 수준을 넘어선 데뷔 음반의 높은 완성도”를 칭찬했었다.

좀체 대중 앞에 서지 않아 ‘고독의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었다. 과거 그는 인터뷰에서 “인기보다는 삶에 위안이 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게 꿈이자 보람”이라 밝혔었다. 고인은 대중음악을 하면서도 통속적인 주제나 현실참여적 메시지보다 사랑과 평화, 행복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통기타에 실었다. 송창식 김세환 이장희 양희은 이수만을 위해 곡을 만들기도 했고, 그룹 들국화, 시인과 촌장, 어떤날, 장필순 등의 음악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조동진은 작년 11월 거의 20년만에 6집 앨범 《나무가 되어》를 내고 재기를 꿈꿨었다. 지난 3월에는 《나무가 되어》로 역대 최고령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다음달 16일부터 조동진 사단으로 불리운 장필순, 한동준 등과 콘서트(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를 열 계획이었다.

★조동진 앨범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