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 이행 여부가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아들은 2015년부터 입대를 5차례 연기했다. 2019년 장관 인사청문회 때 조국 전 장관은 2020년이 가기 전에 아들을 군 입대 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아들은 아직도 입대하지 않고 있다.
이 논란을 보면서 생각나는 분이 있다. 전직 공직자 S씨다. S씨의 아들은 당초 신체검사에서 과체중과 신장 이상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S씨는 아들에게초음파 치료를 받게 하는 한편, 운동을 시켜 살도 빼게 했다. 6개월 뒤 S씨의 아들이 재검을 신청하고 병무청 신검장에 나타나자 군의관이 놀라서 물었다.
“네 아버지, 뭐하시는 분이냐?”
아마 군대 안 가겠다고 재검신청하는 것은 봤어도, 군대 가겠다고 재검신청하는 것은 처음 봤을 그 군의관은 S씨가 정치적 꿈을 가진 고위층 인사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아들이 현역 판정을 받은 후, 아버지는 아들에게 청소년삼국지를 사주고 함께 읽었다. 해외공보관으로 오래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해외생활을 한 탓에 아들은 한국어로 말하고 쓸 수는 있어도 문해력(文解力)이 떨어졌다. 그렇게라도 하면 조금이라도 문해력이 나아질까 싶어서였다. 장사진(長蛇陣)이 뭔지, 태수(太守)가 뭔지 모르는 아들 때문에 S씨는 진땀을 뺐다.
그리고 S씨는 아들이 군대 가기 전까지 틈만 나면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지방을 여행했다. 아들에게 "네가 지켜야 할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일깨워주기 위해서였다.
S씨는 '정치적 꿈을 가진 고위층 인사'가 아니었다. ‘만년 서기관’소리를 들으며 일하다가 정권 교체의 유탄을 맞아 공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평범한 공무원이었다. 그렇게 밀려났어도 그는 '나라 덕분에 노모 모시고 처자식 먹여살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했다. '평범한 공무원'이었지만, 그는 '아주 특별한 아버지'였다. 아들을 군대에서 빼내는 대신, 군대 면제 받은 아들(그것도 외아들)을 기어코 군대에 보낸..... S씨는 6.25전사자의 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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