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 출신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서울 강남병·사진)이 지난 1월 25일과 2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노동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재정복지부장을 지낸 유 의원은 지난 1월 25일 글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찬성하지만, 이 혜택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무분별한 보편 지급 주장은 책임지지 못할 ‘표(票)’퓰리즘”이라고 했다. 

지난 1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와 당정이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같은 날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이 ‘강한 선별지급’으로 방향을 정한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도 “‘자영업자 손실 보상제도’가 매표(買票)행위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어려운 사람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지급 대상·규모를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지역화폐를 나눠주는 이른바 ‘이재명식 재난기본소득’도 비판했다. 

그는 “이 지사님이 맞는다고 여기는 ‘정부의 적자는 곧 민간의 흑자’, ‘미래세대는 채권·채무를 모두 물려받으니 국채가 이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에 맞지 않는다”며 “이는 적어도 우리나라가 미국·일본·EU 등처럼 기축통화국의 위치 또는 그에 준하는 지위를 가질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유경준 의원은 “대체 국가 빚이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는데 미래세대에 부담이 안 된다는 주장이 말이 됩니까?”라며 “이재명 지사님은 ‘표’퓰리즘을 통한 매표행위를 그만하시고, 경기도지사로서 도정에 조금 더 집중하심이 어떨까요”라고 했다.  

지난 2월 1일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소득’ 지급은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경준 의원은 “궁색한 변명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다. 본인의 빈곤한 철학을 드러내기 딱 좋다. 무엇보다 경제와 소득분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며 이 지사가 주장한 내용을 반박했다.

‘지방채 발행 없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포퓰리즘이 아니다’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유 의원은 “먼저 줄이고 말해야 한다. 긴급상황이라면 최소한 무엇을 어디에서 줄일지 계획이라도 세우고 줄인 만큼 사용하면 포퓰리즘이라 비판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또 ‘지방채는 부채가 아니며 단지 예산의 집행 시기를 미룰 뿐 주민의 부담도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채도 부채가 아니고, 지방채도 부채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부채인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가 지방채를 남발한다면 중앙정부에 기댈 것이고, 지방정부가 파산한다면 이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세금을 내는 주권자에게 재정지원을 해주는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 (모두에게 돌아가는) 기본소득 논리는 어디로 가고 갑자기 세금 내는 사람에게만 (선별) 지원해준다? 소득세를 내지 않는 근로자가 전체의 40%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세금을 낸 사람도 적고, 세금 낸 기록도 없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유경준 의원은 “재정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후세에 너무 많은 빚을 남기지 않게 제대로 잘 쓰자’는 말에 소위 대선 주자라는 분들이 왜 자꾸 포퓰리즘적 발언만 경쟁적으로 일삼는지 정말 걱정”이라며 “정치인이라면, 더욱이 단체장이라면, 정부가 쓰는 돈은 곧 국민 부담이라는 인식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 지사는 도의회 같은 당 의원들의 비판을 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무작정 돈을 뿌릴 것이 아니라 소득재분배 효과가 큰 곳, 사회적 약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소득재분배 효과가 확실한 곳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건강보험료, 산재보험료와 같은 사회안전망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일 《국민일보》는 ‘이재명 재난소득, 결국 경기도민 빚…14년간 갚는다’는 기사를 통해 “(경기도가 지급한) 1·2차 재난기본소득 재원 총액 2조7000억원의 상당부분은 경기도민들이 결국 앞으로 고스란히 갚아야 할 돈이다. 경기도는 이를 갚기 위해 또 다시 빚을 내서 갚는 ‘차환(借換)’ 개념을 도입하고 상환 종료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 더 늘렸다.”고 보도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