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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기자수첩] 강경화의 뜬금없는 '여성 장관 고충' 주장

자신 향한 '전문성 비판'을 '성차별'로 '인식'하나?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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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 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가’ 하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남성 위주 기득권 문화 속에서 내가 과연 받아들여지고 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할 때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은 16일, 외교부와 tvN이 함께 진행한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에서 이 같이 주장하면서 “그럴 때마다 저는 그냥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밤에 잘 때 ‘오늘 할 일을 다 했나’에 편한 답을 할 수 있으면 편히 자고, 그 다음 날을 대비한다”고 밝혔다.

강경화 장관이 종종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말 그의 주장처럼 '성차별적 인식'이 원인일까. 강 장관이 외교 수장으로서 보인 언행을 감안하면 '성별'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  
 
강경화 장관의 경우 내정 당시부터 ‘자질 논란’이 제기됐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같은 비판을 계속 하고 있다. 그가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총성없는 전장’의 최일선에서 ‘국익’을 보호ㆍ증대하해야 하는 외교부 장관 노릇을 하는 데 충분한 자질과 경륜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그런 가운데 강 장관이 ‘성차별’을 언급하며 ‘남성 위주 기득권’ 탓에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주장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공감할지 의문이다.

익히 알다시피, 강경화 장관은 ‘정통 외교관’이 아니다. 그는 통역사 출신이다. 국제연합(UN)에서 인권,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는 하다. 이는 본질적으로 ‘약육강식’ 세계에서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싸우는 ‘외교’와는 거리가 먼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교관은 국가를 대표해 다른 나라와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공적 관계를 맺는 일을 하는 만큼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논리와 지식, 국내외 정세에 대한 통찰력과 관련 정보 수집 능력, 각국 이해관계에 대한 분석력도 있어야 한다. 과연 강 장관은 이런 '소양'을 갖추고 있을까. 강 장관이 '외교 기본' 또는 상식과 배치되는 언행을 한 탓에 논란을 자초한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언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정말 최대한 축약해서 강 장관 재임 기간의 사례 몇 가지만 들어보겠다.
 
2017년 10월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 당일  강경화 장관은 국감장에서 숱하게 전술핵에 대해 얘기해야 했다. 이날 주요 주제 중 하나가 야당이 주장하던 '전술핵 재배치'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전술핵과 전략핵의 개념을 모르고 있었다. 
 
전술핵과 전략핵의 정의를 묻는 이수혁(현 주미대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강경화 장관은 "그런..." "어떤..."을 반복하다가 결국 얼버무렸다. 다음은 당시 강 장관과 이 의원의 문답이다. 
 
<이수혁: 우선 우리 국민들께 전술핵과 전략핵이 어떻게 다른지를 아주 짧고 간명하게 설명을 좀 해 주십시오. 왜냐하면 국민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강경화: 전술핵이라고 하면 당장의 전시상황에서 사용하는 그러한 무기고요 전략핵이라고 하면 좀 더 장기적인 어떤 억지력 차원에서 거리라든가 운용 면에 있어서 좀 더 장기적인 전략적인 의미가 있는 그런…… 그렇습니다.
이수혁: 잘 정리가 안 된 것 같은데요. 전략핵은 전시에 사용되는 게 아니고 협박용이다, 그런 의미입니까? 잘못 아신 것 같은데요.>
 
간단히 말하면 전술핵은 군사시설을, 전략핵은 대도시나 공업시설을 대량파괴하는 수단이다. 당시 이수혁 의원도 같은 의미로 설명했다. 당시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야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다. 당시 '전술핵 재배치'는 최대 안보 현안이었다. 
 
그럼에도 강경화 장관은 그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북핵 외교의 최일선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뛰어야 할 외교부 수장이 '기초 상식'과 같은, 어찌 보면 장관에게 '실례'일 수도 있는 수준의 질문에도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강 장관은 해당 문답 이전, '개념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전술핵 관련 답변을 수 차례 얘기했다. 
 
이날 강경화 장관은 다른 '실언'도 했다. 한미공조 균열을 우려하는 의견에 대해 강 장관은 "어제(2017년 10월 11일)도 B1-B(미국의 전락폭격기) 비행에 있어서도 저희 F-35와 함께 했다"고 주장했다. 일단 외교부 장관이 '저희'라고 표현한 것도 문제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서 미국 폭격기와 함께 비행한 우리 공군 전투기는 F-35가 아니라 F-15K였다. 외교·안보 관계 장관이 전날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전투기 기종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또 한 가지 지적된 사안은 당시 F-35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F-35를 얘기할 때 강 장관은 원어민 발음으로 "에프 떠리 퐈이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상에서는 "우리 공군이 비밀리에 F-35를 운용하고 있다"는 조롱이 올라오기도 했다.  
 
2018년 10월 10일, 역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장관은 "우리는 금강산 관광이 제재 대상이어서 못가는 게 아니라 5·24 조치 때문이 맞는가"라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즉각적으로 "그렇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북한군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를 총살하는 만행을 저지른 이후 중단됐다. 당시 정부는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된 뒤에 관광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5.24조치의 경우에는 2010년 3월 당시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그해 5월에 내놓은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다. 한 마디로, 5.24조치 이전에 이미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다는 얘기다. 
 
같은 자리에서 강경화 장관은 "정부가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느냐"는 이해찬 의원의 질의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에 강 장관은 "제 취지는 관계부처가 검토하고 있을 것이란 의미였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추가 답변에서 이부분에 대해 정부 차원의 검토가 없다고 했다. 제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했다. 다음날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부가 5.24 대북 조치의 해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라고 강조하며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2019년 3월 21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에서 나온 강경화 장관은 추경호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완전한 (핵) 폐기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회담이 결렬된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미국이 이번에 요구했던 것은 폐기가 아니고 동결"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과 다른 의원의 재확인에도 강 장관은 "이번에 미국의 목표는 동결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2019년 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난 뒤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 무기 폐기'를 요구했다. 북한이 이를 이행하면 '경제적 보상'을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애초 '핵 포기' 의사가 없던 김정은은 트럼프의 '빅딜' 제안을 거부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이런 사실은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여러 매체에 출연해 설명한 내용이다. 그런데도 강 장관은 거듭해서 "하노의 회담 당시 미국의 목표는 '폐기'가 아닌 '동결'이었다"고 주장했다. 
 
2020년 3월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강경화 장관은 코로나19 국내 확산에 따른 외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잇따르는 데 대해 “스스로 방역 능력이 없는 나라들은 입국 금지라는 투박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능력이 없는 나라들” “투박한 조치” 등 상대국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대한민국의 외교 수장이 공개적으로 한 셈이다. 
 
같은 날, 강경화 장관은 또 "앞으로 실추된 한국의 대외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는 정진석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상대국 외교장관의 발언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경화 장관은 “여러 나라 장관과 통화했는데 ‘스스로의 방역체계가 너무 허술하기 때문에 (입국 제한을) 한 것이고, 한국과의 우호 문제와는 정말 관계가 없다’, ‘하루속히 상황이 정상화돼서 제한 조치를 풀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한결같은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상대국과의 신뢰 관계 훼손, 외교적 파장을 자초할 수 있는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살핀 강경화 장관의 언행을 봤을 때 스스로 평가한 것처럼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 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자신이 여성이라서 '남성 위주 기득권 문화' 속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식의 강 장관 주장, ""그냥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자평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강 장관이 종종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실제 있다면, 그 '원인'을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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