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대국민 거짓말’...국민들 “낙망” : 월간조선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한 정부의 ‘대국민 거짓말’이 주부들 도마에 오르고 있다. 8월 21일 파문을 가라앉히겠다는 의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살충제 검출계란 관련 추적 조사 및 위해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하루에 2.6개를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고 발표했지만 주부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주부들이 이렇게 등을 돌린 이유는 정부가 그동안 살충제 계란에 대해 보여준 ‘거짓말’ 때문이다.

1개월 전 유럽에서 유통된 계란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돼 소동이 일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8월 10일 “국내 계란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문이 계속된 가운데 이달 16일 류영진 처장의 ‘답변’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 류 처장은 “아무 이상 없다고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라고 말한 것. 국가의 식품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놀라운 대답이었다.

이미 정부는 지난 14일 경기도 양주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숨기고 있다가 뒤늦게 발표했는데 ‘경기도 양주’를 ‘경기도 광주’라고 엉뚱한 지역을 댔고 살충제 계란 이름도 ‘신선대란’을 ‘신선대’로 둔갑해 발표했다. 게다가 난각코드(계란껍데기 생산자 확인 번호)를 잘못 발표해 계란을 산 주부들이 부랴부랴 다시 교환하러 마트에 가는 등 혼란을 가중시켰다.

전수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살충제 검사 항목이 일부 누락됐는가 하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적합으로 판정이 뒤바뀐 농가들도 있는 등 ‘거짓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거짓말에는 종류에는 ‘선의의 거짓말’ ‘악의의 거짓말’이 있다. 《벌거벗은 통계》의 저자 발터 크래머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통계를 들먹인다”고 말했다.

‘무지의 거짓말’도 있다. 이는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고 업무를 파악조차 하지 않고 이리저리 둘러대는 경우를 말한다. 바로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보여준 정부 당국자의 모습이다.

글=주장환 월간조선 뉴스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