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 바이든(사진)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 親(친)바이든' 인맥 찾기에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09~2017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및 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접점이 적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3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으로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안보상황과 미중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친손녀와 함께 판문점 인근 공동경비구역(JSA)을 둘러보기도 했다. 2015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는 바이든 부통령이 박 대통령을 초청해 별도의 오찬을 갖고 대화했다. 

2015년 10월 15일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조 바이든 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 부통령 관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뿐만아니라 2015년 7월에는 바이든 후보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남편과 별개로 방한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여성 경제활동과 교육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한 활동을 위해 방한했다. 바이든 여사는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여승들을 만나 여성의 지역사회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방문하고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대담을 가졌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2015년 7월 18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양자면담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한국과 미국의 여성 경제력 향상 및 여성 인권 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 및 여당에서 바이든 후보와 인연이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야당 의원들이 인연이 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통역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당시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후보와 인연을 시작했다. 박 의원은 2008년 제18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당시 당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바이든 후보와 미국에서 한 시간가량 독대한 적이 있다. 

또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1차장을 하던 당시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과 업무협력 경력이 있다.  해당 인사들은 현재 바이든 캠프 외교안보 분야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바이든 후보와 독대한 적은 없다. 강 장관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야당의 질의에 이같이 대답했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외통위에는 (바이든과 독대한 사람이) 있다. 박진 의원이다"라며 "인적 네트워크를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했다. 

강 장관은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 재선이 되든 지금까지 우리가 잘 닦아왔던 소통채널들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행정부로 여러 공식 라인이 있고, 바이든과도 대선 과정에서 여러 소통채널을 만들어 놨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바이든 후보와 인연이 있는 사람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정도다. 박 원장이 미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던 시절 청년 바이든과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바이든 후보의 대표적인 국내 인맥으로 불린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임 당시 미국 부통령이던 바이든 후보와 자주 왕래하며 친분을 쌓았다. 

반 전 총장은 야당 의원이 주축이 된 국회 연구단체 ‘글로벌외교안보포럼’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미 동맹과 한반도 정세 전망(가제)’을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을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이신화 고려대 교수가 발제를 맡는다. 이어 주(駐)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토론에 나선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