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전남 함평의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부지를 시찰했다. /김영근 기자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각각 성 추문에 휩싸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자진해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 인해 실시된다.
민주당 당헌(제96조 2항)은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잃으면 당은 재·보궐선거에 공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15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 만들어졌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 하학렬 경남 고성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자 새정치연합은 이를 반면교사 삼겠다며 해당 내용을 당헌에 넣었다.
그해 문재인 대통령은 고성군수 보궐선거가 열리자 현장을 찾아 “재·보궐선거 원인제공 정당(새누리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문 대통령이 주도해 만든 규정을 뒤집으려 하면서까지 보궐선거에 나서는 이유를 우상호 의원이 솔직히 이야기했다.
"당이 정한 방침을 일부 수정하게 된 것은 국민들께 죄송한 일입니다.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어떤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를 넘어서서 대선까지 영향을 주는 선거이기 때문에 이렇게 선택한 것입니다. 내년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않아 국민의힘 후보들이 선거의 의미 없이 당선된다면, 대선 국면에 영향이 너무 큽니다."
대선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정당의 목표는 당연히 대선 승리로 인한 정권 창출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 어떤 정당보다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많이 내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의 '20년 집권', '50년 집권', '나 죽기 전에는 정권 안 뺏긴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현재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의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정권이 바뀌어 이들이 현 정부 인사들을 조사한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년 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징역 17년을 확정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김관진 전 안보실장 또한 2심에서도 유죄가 나왔다.
이들에게 들이댄 수사 잣대를 문재인 정권에 대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저들이 그 어떤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에 '올인'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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