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우리가 언제고 일본기업을 이겨야 하는 것 아이가?"- 이병철-이건희 부자(父子)2대의 극일(克日)집념

이병철, 삼성전자 수원공장 지을 때 일본의 히다치보다 3만평 넓은 43만평 고집 , "언젠가 (일본과) 대등하게 이야기할 날 올 것"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1970년대 삼성전자가 수원에 공장을 지을 때 이병철 회장은 “죽어도 공장 부지를 43만 평으로 해야겠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일본 히다치 공장이 40만 평인데, 그것보다는 커야 하지 않겠노? 우리가 언제고 일본 기업을 이겨야 하는 거 아이가? 어디 내 말이 틀렸노?” 

이병철 회장은 1987년 삼성전자가 개발한 4MD램 반도체가 “전부 일본 것을 베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이른 아침에 수원의 삼성반도체로 달려가 연구책임자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우리가 일본 것 베꼈다는 게 사실이가? 기껏 남의 거 베끼라고 내가 평생을 걸고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줄 아나?”

진대제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들은 “처음에 시작하는 것이라 그렇다. 곧 우리 기술로 만든 반도체를 내놓겠다. 믿어달라”면서 이 회장을 달랬다. 몇 주 후 이병철 회장은 세상을 떠났다.

일본의 원로 경제평론가 하세가와 게이타로씨는 10년 전 조선일보 선우정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이병철 회장은 자기를 만날 때마다 “한국인은 결코 자질이 나쁜 국민이 아니다. 우수한 국민이다. 단지 역사와 시스템 결함 때문에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라면서 “그러니 반드시 격차를 메울 수 있다,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확신하셨다”고 말했다.

선우정 특파원이 “정말로 ‘따라잡겠다’고 말씀하셨나요?”라고 묻자 하세가와 씨는 이렇게 답했다.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세가와 상, 당신은 일본인이라 유쾌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일본을 능가하고 싶은 것이 내 진심이요. 참 힘들지만 회사를 키우면, 언젠가는 대등하게 (일본과) 정면에서 이야기할 날이 올지 모릅니다’라고 말했지요. 일본의 힘이 아주 강할 때 그는 도전했고, 결국 세계 1위를 만든 것입니다.”

하세가와 씨는 이병철 회장을 혼다자동차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에 비견하면서 “공격적으로 파고든 강한 집념이 서로 닮았다”고 말했다. “무엇에 파고든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꿈에. 일류기업이 되겠다는 꿈이었지요. 수십년 동안 꿈을 잃지 않고 꿈을 계속 추구한다는 것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병철 회장의 못다 한 꿈은 이건희 회장이 물려받았다. 1970년대에 사재(私財)를 털어가면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던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제1성으로 “세계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리고 정말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끌어올렸다. 기자의 대학시절에만 해도 소니가 만드는 워크맨을 흉내 낸 ‘마이마이’나 만들어 팔던 삼성은 오늘날 시가 총액이나 이익 면에서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상위 전자업체 3~4개를 모두 합친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본이 한국을 경원(敬遠)하기 시작한 시점은 삼성이 소니를 앞지르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얼마 전 어느 노(老)소설가는 일본 유학 다녀온 사람들을 친일파로 모는 소리를 했다. 이병철 회장은 와세다대학을 다니다 말았고, 이건희 회장은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그 ‘친일파’들이 일본을 넘어섰다.

입력 : 2020.10.26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