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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임대아파트 분양전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국토부 장관의 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지금 판교에선 무슨 일이?… 만기 도래한 10년 공공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둘러싸고 ‘소송전’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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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7일이었어요. 그날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라, 아이들이 등교를 못하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느닷없이 누군가가 문을 따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법원 집행관과 건설사 직원들이었어요. 강제로 문을 뜯고 들어와 명도소송에 따른 고시문을 붙이고 갔어요. 애들이 너무 놀라 나 자빠졌지 뭡니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방노블랜드아파트(이하 대방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의 이야기다. 이 아파트는 최근 만기 도래해 10년 공공 임대아파트에서 일반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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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현황

이 아파트 임차인들은 이런저런 소송을 벌이고 있다. 대방아파트는 2019년 9월, 분양전환 승인을 완료했으나, 임차인들은 성남시와 임대 사업자인 대방건설을 상대로 각각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분양전환 미(未) 계약세대 전체를 대상으로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간에는 그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듯 서로 간에 송사(訟事)를 불사하고 있는 걸까.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노무현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5년 노무현 정부는 10년 공공 임대아파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무주택 서민이 장기간 살면서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정부는 2005년 8·3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요지는 공영 개발을 확대하고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모든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임대아파트의 경우 30~40% 할인된 가격에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민간 건설업체의 공사비도 원가 수준에서 결정돼 분양가가 낮아진다는 이점(利點)도 있었다.
 
이듬해인 2006년 판교 공공택지에 전국 최초로 10년 공공 임대아파트가 분양됐고, 2009년 해당 아파트에 입주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9년, 10년 만기가 도래해 성남시가 공공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을 승인했다.
 
임차인들이 성남시와 대방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뭘까. 2006년 당시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모든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임차인들은 “성남시가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시, 해당 아파트(대방아파트)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해당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임차인들은 그러면서 ▲건설사가 분양금액을 명시한 점 ▲청약통장을 사용(청약통장 소멸 조건)하여 당첨된 분양을 전제로 한 아파트라는 점 ▲집주인이 내야하는 재산세를 임차인이 부담해온 점 등을 들어 분양전환금액은 당초 성남시가 승인한 대로 분양가 상한제(당초 공고한 분양금액)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성남시와 대방건설의 입장은 임대주택은 임대주택법에 따라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를 초과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즉 당초의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고, 새로이 감정평가 금액에 따라 분양전환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아닌 감정평가에 따라 분양전환가격이 매겨질 경우, 기존 임차인들이 부담해야 할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뛰게 된다. 
 
소송인 중 한 명인 임차인 A씨는 “공공택지로 성남시가 승인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보면, (대방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남시가 2006년 3월 28일 작성한 <공공임대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통보>(일명 ‘입주자모집공고’) 공문(아래 사진 참조)에는 "성남 판교신도시 공공 임대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해당하므로 아래와 같은 관계 법령의 기준으로 공급되오니 청약 신청자는 착오 없이 신청바란다"며 “분양 공급 금액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에 관한 내용을 준수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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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성남시가 지난 5월, 2006년 당시 승인한 입주자모집공고 내용 중 분양가 상한제의 의미를 묻는 공문을 대방건설 측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양전환은 성남시가 당초 승인한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라 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성남시는 승인 내용도 모른 채 분양전환을 했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 성남시의 행정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성남시에 대방건설 측에 보낸 공문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한 상태이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행정소송 과정에서 대방건설 측은 입주자모집공고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라고 했는지에 대해 답변하면서 ‘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는 식으로 말했다”고도 했다.
 
취재 결과, 2008년 7월 성남시가 경기도에 분양가 상한제 현황 자료를 제출하면서 대방 아파트는 물론 민간 공공 임대아파트 모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견했다(아래 사진 참조). 이는 성남시가 대방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됨을 알고 있었다는 짐작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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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문을 보면, '대방건설' 항목 중 '상한제 적용 여부'에 '구상한제: 구'라고 적혀 있다(위 사진 표 맨 하단 참조). A씨는 "성남시 관계자는 '구상한제'가 '분양가 상한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며 "대방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임차인들의 우려는 커져가고 있지만, 10년 공공 임대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바뀌어 가는 추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공임대 주택은 10년 후 분양전환으로 완전히 내 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문 대통령의 입장과는 다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10년 임대 후 분양의 경우에는 그것을 둘러싼 논란이 너무 커서 제도의 실효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10년 공공 임대아파트가 “정상적으로 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러한 김현미 장관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주무 부처 장관이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김현미 장관이 소송전을 치르고 있는 현 상황을 보고 받았는지 의문이다.”
 
임차인들은 건설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A씨는 “‘분양전환 집행정지 가처분’은 올해 1월 임차인들이 일부 승소한 상태다. 그런데도 건설사가 법원 집행관을 대동해 ‘명도소송 건을 집행하겠다’며 집에 문을 따고 들어온 건 해도 너무했다”고 지적했다.
 
임차인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전환 취소 행정소송은 오는 10월 22일 최종 변론을 앞두고 있다. A씨는 “금년 안에 판결이 나올 것 같다”면서 “공공 택지에 대한 모든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관련법을 토대로 사법부가 적법하게 판결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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