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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조원 ‘부산 재개발 大漁’ 대연8구역, ‘민원처리비’ 논란

입찰 건설사, '무이자 이사비' 이름만 바꿔 조합원에게 제공 의사 밝혀...국토부 告示 “시공과 관계없는 금전 또는 재산상 이익은 불법”

부산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알려진 ‘대연8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 입찰에 참여한 A건설사는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세대당 민원처리비용 3000만원을 시공사 선정 후 즉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올해 부산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대연8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 첫 발부터 난항에 빠졌다. 입찰에 참여한 한 건설사가 관련 법규에서 규정한 금전 또는 재산상 이익을 넘어서는 조건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조합은 건설사가 제시한 금전 제공 조건이 관련 법령 위반인지 여부를 관계 부처에 질의키로 했다.
 
우선 부산 대연8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은 세대수만 약 3500세대에 이르는 대형 재개발 단지다. 공사비는 약 1조원 규모다.
   
16일 건설업계 및 대연8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등에 따르면, 입찰에 참여한 A건설사는 대연8구역 주택 재개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국내 재개발 사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금융 조건을 제안했다.
 
A건설사는 기본이주비 법적담보대출비율(LTV)과 무관하게 LTV를 100%까지 이주비를 보장하고, 사업촉진비로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조합 사업비를 전액 무이자로 대여하고 입주 때 또는 입주 후 1년 후 분담금 100% 납부가 선택 가능한 ‘분담금 납부 시점 선택제’를 제안해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자금부담을 대폭 줄였다고 조합원들에게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A건설사가 제시한 ‘민원처리비’다. A건설사는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세대당 민원처리비용 3000만원을 시공사 선정 후 즉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민원처리비는 조합원들 주머니로 바로 들어가는 현금이다. 조합원들에게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국토교통부 고시 제2018-101호 정비사업계약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건설업자 등은 이사비, 이주촉진비 등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토부가 이처럼 시공과 관련 없는 이주비, 이주촉진비 등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건설사들의 무상 지원금이 주택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서 과당 수주 경쟁의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앞서 공사비나 품질 등에서 차별화가 어려운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대량의 현금을 무이자로 제공하기 시작해 과열 수주전을 낳았다. 지난 2017년 9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에서 한 건설사가 무상 이사비로 7000만원을 제공하기로 해 금품 수주 시비가 붙었다. 지난해 5월에는 부산 연산5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모 건설사가는 이주비 70% 무이자 대출지원 등을 제안했다가 같은 문제로 입찰참가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도 한 건설사가 ‘개발이익 보증금’이란 명목으로 현금 3000만원 제공키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비사업 인허가 관리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이주비, 이주촉진비, 개발이익 보증금, 사업촉진비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제공되는 무상 금전 제공에 대해 엄격한 입장이다. 서울시는 올해 1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에서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이 시공과 관련 없는 재산상 이익을 제안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관련 건설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현금을 앞세운 건설사들의 과당 수주전이 극에 달하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관련 법령을 마련해 금품 살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금전을 앞세운 건설사들의 과당 수주 경쟁을 막기 위해 법령을 마련하고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만일 A건설사의 사업촉진비가 법에서 정한 시공과 관련되지 않은 금전 또는 재산상 이익으로 판명이 나면 입찰 자체가 무효가 될 수도 있다.
 
부산 대연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국토교통부 고시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을 무효로 한다” 내용을 입찰지침서에 명시했다. 조합은 입찰제안서를 검수하는 과정에서 A건설사의 사업촉진비처럼 법령 위반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들을 모아 관련 부처에 질의하기로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민원처리비 명목으로 조합원에게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조합원에게 대가성으로 지급하는 지원으로 공사의 원가나 사업비 대여와 상관 없는 것”이라며 “지난 반포 1, 2, 4주구 이사비 논란, 한남3구역의 법규 위반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 부산에서도 유사한 법규 논란이 일어나 어떤 조치가 이루어질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시공사가 제시하는 현금 조건보다 관련 시설이나 인테리어, 공사 품질과 직결되는 공사비 등을 꼼꼼히 따져야 재산상 손실을 면할 수 있다는 게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입력 :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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