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희 서초구청장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재산세 감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조은희 구청장은 8월 31일 열린 서울 구청장협의회에서 재산세 세율 인하 안건을 제기했으나 부결되자, 서초구청 단독으로 이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서울 구청장협의회에서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재산세 세율을 50% 내리자고 제안했다. 이는 재해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재산세 세율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지방세법 규정에 근거를 둔 것이다. 조 구청장은 이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상황이 지방세법에서 정한 재산세 세율 조정이 필요한 요건에 해당하기에 안건을 냈다”면서 “1가구 1주택자로 세율 인하 범위를 좁힌다면 재산세 환급 규모가 많이 감소하고 자치구별 상황에 따라 재산세 세율 인하 대상과 비율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은희 구청장의 제안에 대해 나머지 24명의 구청장 중 21명은 사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했고, 3명의 구청장은 의견 표명을 보류했다. 서울시내 25개 구청장 가운데 조은희 구청장을 제외한 나머지 구청장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그럼에도 서초구는 구의회와 협의해 재산세 감면을 단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구의원 발의로 재산세 감면 조례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진작부터 재산세 감면 문제를 고민해 왔다. 지난 8월 7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1가구 1주택 실소유자들에 대한 세(稅) 부담 완화 방침을 내비친 것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서초구는 공시가격 9억 이하의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대해 재산세 절반 인하를 단행하기로 하고, 발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 조 구청장은 “서초구가 정부보다 앞서 재산세 인하를 검토 ᆞ단행하기로 한 것은 주민들의 빗발치는 하소연 때문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글에서 조 구청장은 “은퇴자인데 재산세가 너무 많이 올라 납부할 여력이 없다”, “젊은 시절부터 30년 넘게 살아온 낡은 아파트인데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 보니 한숨만 나온다” 등 주민들의 호소 전화와 문자가 하루 수백 건 이상 연일 이어졌다고 밝혔다.
조은희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재해 등이 발생했을 때 지방세인 재산세를 표준세율의 50%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게 돼 있는 지방세법 규정에 따라 구청장이 9억 이하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에 한해 재산세를 감면하면 최대 60여 억 원의 재산세를 구민들에게 환급해 줄 수 있다”면서 “늘어난 구세 361억원에 비춰볼 때 60억원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서초구가 재산세 감면을 추진할 경우 그로 인한 혜택은 얼마나 될까? 조은희 구청장은 8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서초구의 9억 이하 주택은 약 6만 9천여호로 전체의 50.3%”라면서 “1주택자에 한할 경우 평균 20만원선에서 환급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구체적으로 9억인 주택은 환급액이 최고 90만원 정도이고, 6억인 주택은 환급액이 22만원 정도, 3억인 주택은 환급액이 7만원 정도”라고 보았다. 조 구청장은 “많지는 않은 감액이지만 현행 재산제 제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시그널인 셈”이라면서 “전국의 지자체장들이 나서서 국민의 재산세 부담을 줄이고, 가처분 소득을 늘려 위축되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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