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워요~”, 코로나19 검사받으러 갔더니… : 월간조선

8월 27일,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찌뿌둥하고 목에는 가래가 차 있었다. ‘별일 아니겠지’라고 여긴 채 출근을 했다. 점심이 지났는데도 몸 상태는 아침보다 더 안 좋아졌다.

“기분 탓인가?”, “정말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닌가, 감염됐다면 큰일인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교차했다. 근무 태만으로 보일까 봐 보건소 대신 사무실을 지켰지만, 불길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몸에서 열은 나지 않았지만, 식은땀을 계속 흘렸다. 시야도 점점 줄어들었다.

“아니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모르니…”라는 생각에 회사에 보고했다. 오후 3시 20분경,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마포구 보건소로 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로 했다. 기자는 항상 광화문 일대를 거쳐 출퇴근하고, 최근에도 광화문 일대를 방문했다.

마포구 보건소에 도착하니 40명가량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보건소 직원이 기자에게 “검사받으러 오셨나요”라고 물었다. 기자는 “네”라고 답했다.

마스크와 방호복, 페이스 쉴드(face shield)를 쓴 보건소 직원이 기자의 손에 손 소독제를 뿌렸다. 손을 비벼 소독제를 말린 후 일회용 비닐장갑을 쓰라고 했다. 보건소 직원은 번호표와 문진표가 함께 꽂혀있는 판을 내줬다. 그리곤 문진표를 작성한 후 기다리라고 했다.

기자의 문진표.

번호표에 적힌 숫자는 342, 대기인 수는 72명. 대기인 수는 실제와는 달랐다. 보건소에서 검사 절차의 편의를 위해 미리 번호표를 뽑아놓은 뒤 문진표와 함께 두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검사, 평소보다 4배 많아져

대기하는 이들이 많아 약 1시간가량 야외에 설치된 간이 천막 아래에서 기다렸다. ‘거리두기’를 위해 의자는 한 칸씩 띄어 앉았다. 검사 대기자들은 보건소 직원에게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고들 물었다. 이 직원은 “평소 같으면 6시간 정도 걸렸는데,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4배 정도 많아져서 통보까지 이틀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은행에서 볼 수 있는 번호표 호출기에서 “342번 고객님”을 불렀다. 검사소로 들어갔다. 보건소 직원은 우선 체온을 쟀다. 36.1도, 고열은 아니었다. 이 직원은 문진표에 기자의 체온을 적었다. 그리곤 “손 대신 발로 문을 열고 옆방으로 이동하세요”라고 했다. 옆방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야 했는데, 이 버튼이 아래쪽에 있었다.

옆방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두 명의 직원이 앉아있었다. 내가 작성한 문진표를 본 보건소 관계자는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세요?”라고 물었다. “네”라고 답했다. 그리곤 다시 또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대중교통 이용하지 마세요”

이 방에도 두 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한 명은 의사로 보였다. 내 문진표에 의사가 작성하도록 돼 있는 부분에 ‘PUI3(집단발생관련)’라고 적었다. 그리곤 “검사받고 돌아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가격리하세요”라고 했다.

옆에 있던 또다른 보건소 직원이 내 이름이 적힌 기다란 타원형 캡슐을 하나 줬다. 이 캡슐은 우리가 혈액 검사할 때 혈액을 담는 용기와 비슷한 크기였다. 다만 혈액을 담는 용기보다는 부피가 작아 보였다.

이 캡슐을 들고는 검체 검사가 이뤄지는 옆방으로 이동했다. 검사를 맡은 보건소 직원이 기자의 이름을 다시 확인했다. 또 다른 직원은 검체 검사를 위해 가늘고 긴 하얀색 플라스틱 막대 2개를 꺼내 들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는 진단키트였다.

콧속에 진단키트 넣기 전에 "매워요~"

보건소 직원은 기자의 왼쪽 콧구멍에 이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넣었다. 그는 콧속으로 이 막대를 집어넣기 전 “매워요~”라고 말했다. 기다란 막대가 콧속으로 유연하게 구부러져 들어가 콧속 점막을 찔렀다. 정말로 매웠다. ‘아리다’, ‘얼얼하다’는 표현보다 ‘매워요’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나머지 하나도 가늘고 길었는데, 그 한쪽 끝은 면봉 같았다. 직원은 이 면봉도 기자의 입에 집어넣었다. 이 면봉을 왼쪽 볼 아랫부분에서 반 바퀴 정도 굴려 침을 묻히곤 다시 꺼냈다.

마지막 방에 있던 이 직원은 “검사 끝났어요. 나가시면 돼요”라고 하곤 기자를 검사소 밖으로 내보냈다. 체온 측정부터 시작해 총 네 개의 분리된 공간을 거쳤다. 검사가 끝나기까지는 약 3분가량 걸렸다.

검사를 받은 뒤 걱정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에게 검사 사실을 알리곤 ‘접촉하지 말자’고 했다. 가족은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6시간 만에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검사 결과를 통보받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했다. 이미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으니 결과 통보를 기다리기로 했다.